美 CBS, 미국 정부 당국자 인용 보도… "새로운 장기 공급인지는 분명치 않아""北이 반대급부로 무엇을 받는지 확실치 않아"… 러·북 정상회담 후속조치 풀이
  • 북한이 러시아에 대포를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CBS 뉴스가 보도했다. 지난 9월 러·북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가 실체화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향후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기술 전문가 등을 파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CBS는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빌려, 북한이 러시아에 대포를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기 이전이 새로운 장기 공급의 일부인지, 더 제한적인 규모의 선적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북한이 반대급부로 무엇을 받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CBS는 전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9월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우주기지에서 열린 러·북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당시 푸틴과 김정은은 따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양국이 처한 상황에 비춰 무기와 기술 거래를 약속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1년 넘게 전쟁을 이어오고 있어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연이어 실패해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북한은 러시아의 군수공장 역할을 하며 포탄 등을 지급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최신 위성기술을 비롯해 핵잠수함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공군력 강화 등 각종 군사적 지식을 전수하는 등 서로 잇속을 챙기는 약속을 맺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회담 장소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우주기지)에 온 것"이라면서 "김정은에게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겠다"고 답했다.

    러·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로 확인된 만큼, 빠른 시간 안에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기술을 이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에 과학자나 전문가를 파견하는 형식으로 거래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핵심 기술을 제외한 채 기술지원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러시아와 북한의) 가장 빠른 협력관계는 러시아의 수십 년 위성발사체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술자들과 과학자들이 방북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위성발사체로 만든 '천리마-1형'의 설계도나 여러 공정들을 보여주면서 실패 이유를 알려 달라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어떠한 첨단 무기 자문을 지원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관심사"라며 "다만, 핵심 기술 이전은 (러시아와 북한의) 중장기 협력사안으로, 쉬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과거 발언 외에는 따로 추가할 내용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 9월 러·북 정상회담 이후 "그들(러시아와 북한)이 일종의 무기 거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 우리는 분명 그에 따른 조취를 취할 것"이라며 "북한에는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분명히 파급효과(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군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다양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어 한미 공조하에 지속적으로 추적해왔다"며 "자세한 내용은 공개가 제한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