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재명 체포안' 통과… 정청래 "해당행위, 조치 취할 것"비명계, '이재명 지도부' 총사퇴 요구… '분당 가능성'도 거론이재명 "민주당 주인 되어 민주당 부족함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 달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서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본격화했다. 당장 친명(친이재명)계는 체포동의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 팔아먹었듯 같은 당 국회의원이 같은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체포동의안은 정족수를 채운 찬성 149표로 통과됐는데, 기권·무효표를 합하면 민주당에서 39표가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오후 11시50분쯤 성명을 내고 "본회의 가결 투표는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체포동의안 부결에 동참하지 않은 의원들을 공개 저격했다. 

    앞서 민주당은 표결 때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기기로 했다. 또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 징계하기 어렵다.

    이 대표 극단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도 반란표를 던진 의원 색출에 나섰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 명단을 공유했다. 한 지지자는 "수박 명단 공유. 더이상 용서는 없다"며 민주당 의원 30여 명의 이름과 사진을 올렸다. 이 명단에 있는 의원들 대부분은 비명(비이재명)계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계가 '기획투표'를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기획투표였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비명계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기획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같은 라디오에서 "가결 찍은 30명 중에도 아마 (이유가) 다양할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을 무슨 이 대표를 어떻게 하기 위한 기획이라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비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책임져야 할 사람은 가만히 있고 오히려 책임이 약한 사람한테 모든 것을 떠넘긴다"며 "책임져야 될 사람은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의 지도부"라고 지적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 "이 대표 쪽이 큰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가볍게 봐서는 안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 측근들의 '이재명 지키기'에 피로감을 느낀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표결 때 무더기 이탈표를 던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재명을 이용해서 이재명 마케팅을 한 사람들 때문에 의원들이 전부 돌아섰다"며 "당의 일반적인 바닥에 깔려 있는 정서가 중요한데, 이런 사람들이 판을 완전히 버려놨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지역 민주당 한 의원은 "새로운 원내대표가 리더십이 확보되지 않으면 당이 아마 쪼개질 것"이라며 "지금 당장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후 오후 늦게 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의원들 간 욕설과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도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의총장을 나가며 "탈당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부족함은 민주당의 주인이 되어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 달라"며 "이재명을 넘어 민주당과 민주주의를, 국민과 나라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