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수출대금 8조원, 스위스 거쳐 카타르 내 이란 계좌로 이체정부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 카타르·스위스 등 제3국에 사의"바이든 "이란, 도발 대가 치를 것"…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정보부 제재
  • ▲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외교부 제공
    ▲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외교부 제공
    정부는 미국의 대(對)이란 금융제재로 국내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약 60억 달러(약 8조원)를 스위스 계좌를 거쳐 카타르 은행 내 이란 계좌로 이전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외교부와 기획재정부는 19일 공동보도자료를 내고 "그간 대이란 금융제재로 인해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관련국 간의 긴밀한 협조하에 최근 제3국으로 성공적으로 이전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동결자금 문제 해결은 당사국들뿐만 아니라, 카타르·스위스 등 제3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바, 정부는 이들 국가의 건설적 역할에 각별한 사의를 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란 동결자금은 카타르로 이전된 후에도 한국에서와 유사하게 식량, 의약품 구입 등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정부는 카타르에 우리의 인도적 교역 경험을 공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간 대이란 제재 상황 속에서도 이란의 요청에 따라 이 동결자금으로 이란의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고 이란과의 인도적 교역을 통해 의약품 등 이란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 물품을 공급해왔다.

    정부는 "이 자금이 이란 국민의 소유라는 명확한 인식 아래, 동결자금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 관련국과의 외교적 소통과 협의를 지속해왔다"며 "이번 동결자금 이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향후 보다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 이란에 수년간 수감돼 있던 미국인들이 18일(현지시간) 석방돼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연설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 ⓒAP/뉴시스
    ▲ 이란에 수년간 수감돼 있던 미국인들이 18일(현지시간) 석방돼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연설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 ⓒAP/뉴시스
    미국은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과 자국민 수감자를 맞교환하면서 그간 한국 내 은행에 동결돼 있던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을 해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수감자 5명이 탑승한 비행기가 카타르에 도착한 직후 성명을 내고 "이란에서 무고하게 수감된 미국인 5명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이러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치지 않는 노력으로 도와준 카타르와 오만, 스위스 그리고 한국 정부 등 국내외 파트너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 미국인들의 귀환을 축하하면서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도 기억한다"며 2007년 이란에서 실종된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인 로버트 레빈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충분히 설명할 것을 이란 정권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이 역내에서 하는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계속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이란 정권의 불법구금과 관련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과 이란 정보부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한국 내 이란 금융기관의 원화결제계좌에 예치됐던 이 수출대금은 한국 기업의 대이란 수출대금을 결제하는 용도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이란이 비밀리에 핵개발을 해왔다며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2019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해당 계좌가 동결됐다.

    그러자 2021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행하던 한국 국적 '한국케미' 호를 나포하고 한국인 5명 등 선원 20명을 억류하는 등 한국을 압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