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14일 김만배, 수사 임박하자 휴대전화 폐기 지시2021년 9월15일 신학림과 '부산저축銀 수사 무마 의혹' 인터뷰신학림 "2016년 4월30일 부고 기사 보고 전화번호 알았다" 주장
  •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이른바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무마 의혹 인터뷰'를 여론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특별수사팀을 꾸린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숨겨진 소통 창구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3부장)은 신 전 전문위원이 '인터뷰 전날인 2021년 9월14일 이전에는 연락한 적이 없고, 김씨의 과거 부고 기사를 보고 연락했다'고 한 발언의 진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신 전 전문위원은 지난해 3월 좌파 매체에서 "김씨 연락처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고 김씨 부친상 부음 기사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주 전화번호가 있었다"며 "내가 갖고 있던 번호와 끝자리가 일치해 김씨가 맞다고 판단해 연락하게 됐다"고 인터뷰 경위를 언급한 바 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에서도 신 전 전문위원은 김씨에게 "내가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 부고 보고 내가 왔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신 전 전문위원이 언급한 김씨의 부고 기사가 보도된 2016년 4월30일과 인터뷰가 이뤄진 2021년 9월15일 사이 간극이 큰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씨의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측근 10명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검찰 또는 경찰 수사가 임박했음을 알고 인테리어 업자 A씨에게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를 폐기하도록 지시했다. 공교롭게도 시기는 인터뷰 하루 전날인 2021년 9월14일이다.

    이날 A씨는 오후 6시35분쯤 김씨 휴대전화를 4~5회 힘껏 내려친 뒤 토치로 불태웠고, 옆에 있던 또다른 인테리어 업자 B씨가 이를 녹화해 김씨에게 보냈다고 검찰은 적시했다.

    통상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해도 번호 끝자리는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검찰은 김씨와 신 전 전문위원 간의 또다른 소통 창구가 있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김씨가 신 전 전문위원을 이용해 언론 관련 재단을 설립하려 했다는 취지의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지난 11일 디지털 포렌식 작업 참관차 검찰에 출석한 신 전 전문위원은 "2021년 9월15~20일 사이에 김씨와 화천대유를 같이 간 적은 있지만 그 이전에는 간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도 김씨와 인터뷰한 후 다시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