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직원·보좌진에 회 도시락 1800개 나눠줘… 민주당도 40여개 가져가100m 거리에서 이재명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항의" 주장하며 단식 국민의힘 "우리 수산물 좋아해, 건강해" 외치며 수산업계 지원 당부
  • ▲ 단식 9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에서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단식 9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에서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수산업자와 어민들을 돕겠다며 벌인 행사에서 무료로 나눠준 회도시락을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실에서도 수령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에 항의하며 9일째 단식 투쟁에 나선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실에서도 회도시락을 가져간 것이다.

    국민의힘'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와 수협중앙회,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8일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국회에서 판촉행사를 열고 수산업계 지원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 등에게도 회 도시락 1800개를 무료로 배부했다. 그런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에 규탄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날 민주당 의원실에서도 도시락을 받아걌다. 행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수령해간 의원실 이름과 갯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회도시락을 수령한 의원실은 4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같은 보좌진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도 "민주당 측에서도 도시락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 ▲ 8일 국회에서 열린 '우리 수산물 소비 활성화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정우택 국회 부의장,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부와 여당 지도부가 수산물 선물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8일 국회에서 열린 '우리 수산물 소비 활성화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정우택 국회 부의장,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부와 여당 지도부가 수산물 선물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이날 행사는 시식회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가 행사장과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단식을 진행하면서 판촉 및 홍보 행사로 변경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TF 위원, 수협 등은 전복, 멸치, 은갈치 등 '수산물 선물세트'를 들고 "우리 수산물 좋아해, 건강해"라고 외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 대표는 "이번에 정부가 온누리 상품권에 대한 환급 행사를 하면서 수산물 소비 촉진에 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우리 바다가 안전한 것을 실시간 조사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알려드리고 혹시라도 국민 밥상이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가 보이면 바로 공개하면서 우리 밥상 안전하게 지키기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 시작에 앞서 소란도 있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 그룹인 '개딸'들이 행사 부스를 둘러보며 "국회가 국민의힘 것이냐" "핵폐수 너희나 마시라" 등의 고성을 지르며 방해했다. 이 대표가 단식 중인 상황에서 열린 행사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에 근처에 있던 보수 유튜버가 "이재명에게나 가라"며 맞받았고 언성이 높아지자 국민의힘 당직자와 국회 직원들이 이들을 말리는 사태가 벌이지기도 했다.

    전날(7일)에도 비슷한 소란이 벌어졌다. 같은 장소에서 전태일재단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방글라데시·네팔 어린이와 함께하는 나눔 바자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성인 남녀 5~6명이 부스에 난입했다.

    파란색 상의를 입은 이들은 행사 부스에서 감귤쥬스, 전통 과자 등을 판매하자 "우리 대표님 단식 중인데 감히 음식을 파냐" "누구 놀리냐" "어떻게 먹는 걸 팔 생각을 하냐"며 부스에 있던 행사 관계자에게 고성을 질렀다.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도 이 소식을 접한 이 대표 지지자들은 "용진이가 잘못했네" "헐. 제정신인 거냐" "사람이 아니다"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