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공원은 4·19혁명 정신과 5·18민주화운동 정신 훼손, 우롱하는 처사"30일 낮 12시 광주시청 앞 광장서… '정율성역사공원 조성사업' 반대 집회4·19 3개 단체 + 8개 보훈단체 공동 주관… 5·18민주화운동 단체도 참여
  • ▲ 28일 오후 광주시청에 광주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8.28 ⓒ연합뉴스
    ▲ 28일 오후 광주시청에 광주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8.28 ⓒ연합뉴스
    호국의 성지 호남에서 민주화운동·보훈단체가 합심해 광주광역시에 조성되는 정율성역사공원 반대를 위한 공동 집회를 개최한다.

    경찰 등에 따르면, 30일 낮 12시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정율성역사공원 조성사업' 반대 집회가 열린다. 4·19혁명 관련 3개 단체인 민주혁명회·혁명희생자유족회·공로자회와 8개 보훈단체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집회에는 회원 6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할 예정이다.

    5·18 공법단체인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6·25참전유공자회·월남전참전자회·전몰군경미망인회 등 일부 단체는 9월1일까지 사흘간 집회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보훈단체와 4·19, 5·18 공법단체가 특정 사안을 두고 대립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이처럼 공동 대응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광주시가 추진하는 이번 '정율성 기념사업'이 다수로부터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들 공법단체는 지난 28일 조선일보·동아일보·문화일보에 정율성 공원 반대 광고를 내기도 했다.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명의로 게시된 광고에는 "'조선인민군행진곡'과 팔로군행진곡'을 작곡한 공산주의자 정율성역사공원 건립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단체는 "정율성은 북조선로동당 당원이었으며, 중화인민공화국으로 귀화해 공산주의 혁명음악을 활동하다 사망해 중국 바바오산 혁명투사공동묘지에 묻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율성역사공원 조성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4·19혁명 정신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자 우롱하는 처사"라며 "정율성역사공원 조성을 결사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광주시민들 사이에서도 '정율성공원'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인 김오복 전 광주 대성여고 교장은 28일 전몰군경유족회와 함께 광주시청 앞에서 정율성 사업 철회 집회를 열었다. 김 전 교장은 대성여고에서 37년간 영어교사로 근무하다 지난 2월 정년퇴직했다. 그의 아들 서 하사도 광주 태생이다. 

    김 전 교장은 집회에서 "광주 정신은 공산주의자를 기념하는 정신이 아니다"라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군인들이 전사한 아픔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교장은 그러면서 "평생을 북한과 공산당에 헌신하고 선동했던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 혈세를 들여 기념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광주 정신을 모독하고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철 지난 이념논쟁이라고 했는데, 공산주의 이념은 지금도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6·25 때 부모나 자식, 남편을 잃은 6·25 유족들도 참석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그러나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강 시장은 이날 광주시청 출입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정율성 기념사업을 당당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생가 일대에 '정율성역사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올 연말까지 48억원을 들여 완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