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 강연서 윤 대통령을 엄석대에 매질한 선생님에 비유전당대회 때 윤=엄석대 비유한 이준석 겨냥… 카르텔 혁파 강조"소설에서 선생님은 자유주의자이지만 엄석대를 쫓아낼 때까지 패"
  •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이 윤석열 대통령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엄석대에게 매를 든 선생님에 비유했다.

    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을 소설 속 주인공이자 반을 무력으로 지배하는 독재자로 표현되는 엄석대라고 지칭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고문은 28일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강 강연자로 나서서 "사람들이 대통령에 대해 '자유를 이야기하면서 자유와 반대되는 권한과 권력의 칼을 들고 있느냐'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은 자유주의가 더 길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말이 서른다섯 번 언급될 정도로 자유를 강조했다. 유엔에 가서도 짧은 연설임에도 그 안에 자유라는 이야기가 21번이나 들어갈 정도로 자유를 강조했고,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자유를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자유나 자유주의는 그것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며 "자유는 정의와 공정, 상식과 균형을 먹고 산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본투표를 앞두었던 지난 3월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굴종하면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일체일지도 모른다"고 윤 대통령을 겨냥한 바 있다.

    엄석대는 소설에서 반을 무력으로 지배하고 다른 아이들을 억압하는 인물로 표현된다. 횡포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5학년 담임 선생님의 묵인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후 6학년 담임은 엄석대가 다른 학생들과 시험 성적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엄석대를 불러내 매질을 했다.

    김 고문은 윤 대통령을 '6학년 담임'에 비유하며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의 공정하지 못한 부분에 권력의 막대기를 들고 바로잡겠다고 하는 것처럼, 소설에서 선생님은 자유주의자이지만 엄석대를 쫓아낼 때까지 두들겨 팬다. 윤 대통령은 규율을 잡는 자유주의자 선생님"이라며 "엄석대뿐만 아니라 엄석대의 독재질서에 항거하지 못한 반 아이들도 매질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고문은 "그 선생님은 엄석대가 쫓겨난 다음 매를 멈추고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 그대로 둔다. 그냥 두니 쉬는 시간에 떠들고 엉망이 됐지만 그대로 뒀고, 석달이 지나니 아이들 스스로 민주적인 질서, 자유 가운데 질서를 만들었다"며 "윤 대통령은 자유주의자 선생님, 한편으로 매를 들지만 학생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선생님"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것들이 존재하고 있다. 대통령은 헌법적 권한과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힘을 이용해 이것을 부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김 고문은 "이권 카르텔에 대해 단호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권한의 칼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고문은 "우리 당에 소속된 어떤 분(이준석 전 대표)이 윤 대통령을 엄석대라고 했는데, 그렇게 보이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만 따라가는 당으로 보이니 윤 대통령이 엄석대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주의해야 한다. 대통령의 철학이나 국정 운영 기조를 제대로 알고 이심전심으로 당과 혼연일치, 일심동체가 돼야 한다"며 "엄석대냐 자유주의자냐 이런 논쟁이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연찬회 중 '윤심만 따라간다'는 김 고문의 발언에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우리가 가야 할 국정목표에 더 집중하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