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MBC, 2014년부터 '정율성 동요대회'…1회는 호남대 공자학원과 공동 주관한국 초등생들, 한복 입고 "우린 행복해요" 정율성 동요… 中 영사가 상장 수여 국민의힘 "광주시, 공산 침략 부역자 정율성 우상화에 매년 5000만원 지원"
  • ▲ 2022 정율성 동요 경연대회.ⓒ광주MBC 유튜브 캡처
    ▲ 2022 정율성 동요 경연대회.ⓒ광주MBC 유튜브 캡처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을 기리는 사업에 초등학생들이 참여했던 것으로 26일 나타났다.

    해당 사업에는 중국 정부가 자국의 사상, 체제와 문화를 홍보할 목적으로 세운 '공자학원'과 공동으로 개최되기도 했다.

    광주MBC는 정율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14년부터 '정율성 동요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1회는 호남대 공자학원과 공동으로 주관했다. 

    정율성은 해방 전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를, 해방 후에는 북한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귀화 중국인이다. 정율성은 1950년 6·25가 발발한 후 개전 초기 아내와 서울까지 내려왔다가 그해 10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광주MBC는 지난해 10월 열린 정율성 동요경연대회에서 중국 천안문 광장 인민해방군 열병식 영상을 배경으로 '광주에서 태어나 중국의 사랑을 받은 음악가'라는 자막을 삽입했다. 아울러 "제국주의의 종말과 함께 찾아온 또 다른 시련"이라며 "그의 선택은 분단된 조국이 아닌 중국의 인민"이라고 했다.

    정율성의 팔로군 행진곡이 인민해방군 군가가 됐다고 설명하면서 6·25 때 전쟁 위문공연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한 사실은 제외했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 참가팀은 중국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된 '우리는 행복해요'를 불렀다. 2021년 10월에 열린 행사에선 '평화의 비둘기'를 들고나온 팀도 있었다. 정율성이 중국을 위해 작곡한 동요를 한복을 입은 우리 초등학생들이 부른 것이다. 이 해엔 장청강 주(駐) 광주 중국 총영사가 직접 행사에 참석해 '주광주중국총영사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정율성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 초등학생들이 참석했고, 1회 대회가 공자학원과 손을 잡고 개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알리겠다는 취지로 세계 각지에 세웠다. 대한민국에는 참여정부 시기인 2004년 서울에 처음 설립됐다. 미국에서는 118곳까지 있었지만, 중국 정부가 체제 선전 거점으로 활용해왔다는 논란으로 초중고에서 대부분 퇴출당했다. 국내엔 아직 대학 20여곳에 남아 있다.

    국내에선 시민단체가 '중국의 스파이 기구'라며 남은 공자학원의 퇴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민단체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공실본)와 'CCP(중국 공산당) 아웃!'은 지난 4월부터 한 달간 공자학원이 운영 중인 전국 대학을 돌며 "공자학원의 정체가 드러났음에도 이를 존치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공작에 협조하는 반역행위이자 학생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율성의 우상화를 위해 아이들까지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백경훈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광주MBC는 2014년부터 정율성 동요대회를 주관했고, 이에 광주시는 매년 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고 한다"며 "사실상 공산 침략의 부역자인 정율성의 우상화 작업에 우리 아이들까지 동원해 왔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왜 우리 초등학생들이 중국 공산당에 바친 정율성의 노래를 불러야 하나. 그것도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써가면서"라며 "정율성이란 인물이 중국 공산당과 북한 군부 관련 활동을 했다는 점은 누가 뭐라 해도 사라지지 않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