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흉상 적절성 등에 대한 논란 이어져… 재정비 추진"
  • ▲ 지난 2018년 3월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전쟁 영웅 흉상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018년 3월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전쟁 영웅 흉상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독립운동가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흉상을 철거하고 외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거된 자리에는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육사는 매체에 "육군사관학교는 군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는 교내 다수의 기념물에 대해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그중에서 생도들이 학습하는 건물 중앙현관 앞에 2018년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에 육사는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을 다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들 흉상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이었던 지난 2018년 3·1절에 공개됐다. 흉상은 군 장병들이 사용한 5.56㎜ 소총 5만발 분량의 탄피 300㎏을 녹여 만들어졌다.

    육사는 기존의 흉상이 '철거 또는 이전'하는 자리에 국군 첫 4정 장군인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육사는 "육사 교내에는 학교 정체성과 설립 취지를 구현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 동맹의 가치와 의의를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념물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생도 교육 차원에서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시기에 국한되지 않도록 생도들이 학습하는 충무관이라는 건물 전체(지하~4층) 복도와 로비 등에 국난극복의 역사(고대~현대) 전체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홍범도장군·우당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反) 헌법적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육사 교정에 세워진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철거해 독립기념관에 보관이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 요청이 있었음을 독립기념관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며 "국군의 기원인 독립전쟁의 역사를 뒤집으려는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문제"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홍범도 장군이 독립군 몰살을 주도한 반민족행위자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현대사 전공)는 홍범도 장군에 대해 "홍범도가 무장독립운동을 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1921년 이후 그의 행적은 논란투성이"라며 "1921년 6월28일 소련 볼셰비키 정부가 자유시에서 항일 무장독립군을 궤멸할 때 홍범도는 소련군의 편에서 이 학살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시 참변 이후 홍 장군은 휘하 병력 300명을 소련 적군(Red Army)에 편입시켰고, 그 자신은 소련군 제5군단 합동민족여단 대위로 편입됐다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반면, 문재인정부 시절 국가로부터 '친일파 낙인'이 찍힌 백선엽 장군에 대해선 현재 명예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지난 달 백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