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동향·핵심품목 정보 교환… 공급망 교란 징후 시 공동 대응중국의 기술 탈취 막는 美 혁신기술기동타격대에 한일 가세'핵심신흥기술' 개념화… 개발부터 보호까지 전방위 공조
  • ▲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미국, 일본이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가동한다. 3국은 반도체 부품과 핵심광물 등의 공급망이 불안해지는 징후가 나타나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국은 또 미국의 '혁신 기술 기동타격대'(Disruptive Technology Strike Force)를 모티브로 하는 첨단 기술 보호 체계를 구축한다. 중국의 공급망 위협과 첨단 기술 탈취에 맞서 경제 안보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한미일이 추진하는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은 3개국이 파견한 재외공관 인력들끼리 정책 동향과 핵심 품목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급망 교란 징후가 나타나면 어떻게 공조할지에 대해 세 나라가 정례적으로 모여 협의한다. 3국은 조만간 이를 위한 시범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공급망 연대의 완결성이 좀 더 확보됐고, 외부 교란 요인에 대한 공동 대응이 가능해져 첨단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국립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인공지능(AI), 우주, 양자, 신소재 등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를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각국 대표 연구기관들이 연구개발(R&D)을 함께할 뿐만 아니라 3개국이 공동으로 출연하는 연구기금도 조성한다. 미국이 400만달러(약 55억원)를, 한국과 일본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기금을 출연한다.

    단순히 공동으로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으로 개발한 성과를 국제표준으로 만드는 작업도 함께한다. 대통령실은 3국이 특허 출원, 기술 보호, 인력 교류 등 미래기술과 관련한 전체 주기에 힘을 모으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3국이 반도체, AI, 양자, 우주, 슈퍼 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를 '핵심 신흥 기술'(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y)로 개념화한 점도 눈에 띈다.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핵심 신흥 기술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며 "국가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첨단 반도체라든지 슈퍼컴퓨팅, 퀀텀, AI, 바이오, 우주 이런 분야를 총망라하는 기술적인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나아가 한미일은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법집행 당국 간 공조체계도 구축한다. 

    올해 미국에서 출범한 '혁신 기술 기동타격단'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도 비슷한 조직을 세워 공조하는 방식이다. 핵심기술을 탈취하려는 세력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3국이 공조해 함께 대응하자는 취지다. 한국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가 주도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핵심 기술 타격대는 중국의 산업 기술 절도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 상무부와 법무부를 통합한 방식으로 지난 2월 발족했다. 한미일은 올해 중 각국의 산업부와 법무부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출범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세대 교류 활성화, 암치료 연구를 위한 협력 등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합의됐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의 경제안보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은 공급망 강화와 첨단 기술 보호 등 제한적인 분야가 논의됐지만 향후 범위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