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18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서 최초 단독 정상회의"남중국해서 中 불법 영유권 주장·공격적 행동 단호히 반대""'北 완전한 비핵화' 공약 재확인…美, 확장억제 공약은 철통"한미일 정상회의 연례화…북핵·미사일 대비 정보공유 강화
  •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뉴시스
    18일(현지 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공동성명(캠프 데이비드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개의 3국 간 합의문서가 채택됐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현지 시간) 미국 미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3국 협력 강화 방안을 담은 이같은 문서 채택에 합의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전까지 한미일 정상회의는 1994년 출범 이후 총 12회 개최됐지만, 모두 국제 다자회의 계기에 개최됐다. 한미일 정상만 따로 모여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은 한미일 간 포괄적 협력 방안을 망라해 정상 공동성명으로 채택한 것이다. 

    한미일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우리 3국과 우리 국민들을 위한 전례 없는 기회의 시기에, 그리고 지정학적 경쟁, 기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그리고 핵 도발이 우리를 시험하는 역사적 기로에서 만나게 됐다"며 "한미일은 우리 공동의 노력을 조율해 나가고자 하며, 이는 우리 3국 간 파트너십이 모든 우리 국민들과 지역, 그리고 세계 안보와 번영을 증진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은 "우리는 경제를 강화하고, 회복력과 번영을 제공하며, 법치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지하고, 특히 현재 그리고 차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지역 및 글로벌 평화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3국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에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 중국을 겨냥한 견제 메시지를 포함했다. 한미일은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하여, 우리는 각국이 대외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매립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인 행동 ▲불법·비신고·비규제 조업 등에 단호히 반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어 유엔해양법협약에 반영된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해 국제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미일은 "2016년 7월의 남중국해 중재재판소 판결은 절차 당사국 간 해양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법적 토대를 제시한다"면서 "우리는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 우리의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미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3국 정상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한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원으로 사용되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포함, 3국간 협력을 추진해 나가고자 3자 실무그룹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일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재개 입장은 견지하면서도 북한 내 인권 증진,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대한민국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와 한일에 대한 '철통 같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나아가 한미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있어 단합한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우리는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고 잔혹한 침략 전쟁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해 조율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 경감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뉴시스
    한미일 3국 정상은 또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통해 "우리의 파트너십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확인한다"며 "우리의 파트너십은 공동의 가치, 상호 존중, 그리고 우리 3국과 지역, 세계의 번영을 증진하겠다는 단합된 약속의 토대에 기반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엔 헌장의 원칙, 특히 주권, 영토보전,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무력 사용에 관한 원칙을 수호한다는 공약에 있어 흔들리지 않는다"며 "어느 한 곳에서든 이러한 원칙이 위협받을 경우 모든 곳에서 그 원칙에 대한 존중이 훼손된다. 책임감 있는 국가 행위자로서, 우리는 모두가 번영할 수 있도록 법치의 증진 및 역내 및 국제 안보 보장을 모색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3국은 핵비확산조약 당사국으로서 비확산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지킬 것을 서약한다"며 "우리는 핵무기 없는 세계 달성이 국제사회의 공통된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같은 공동성명과 원칙에 따라 한미일은 협력 역사상 최초로 ▲한미일 정상회의 ▲외교·국방장관 ▲상무·산업장관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한 고위급에서의 협의체 등을 최소 연 1회 개최하는 등 연례화하기로 했다.

    또 3국 간 '정치적 협의 공약'을 통해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역내 도전,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을 신속히 협의하고 정보공유, 메시지 동조화, 대응조치 등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미일은 3자 간 정기적이고 시의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한미일은 "우리 3국은 자국의 안보 이익 또는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자유를 보유한다"며 "이 공약은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미일  상호협력 및 안전보장조약에서 비롯되는 공약들을 대체하거나 침해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또 "이 협의에 대한 공약은 국제법 또는 국내법 하에서 권리 또는 의무를 창설하는 것을 의도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개발 정책 공조를 심화하기 위한 구체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오는 10월 3국간 '개발정책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

    안보 측면에서 한미일은 전례 없이 고도화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정보공유 및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조율을 강화하는 등 대북 안보 공조를 한층 공고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메커니즘 연내 가동 ▲연 단위 3자 훈련계획 수립을 통한 안정적 안보협력 기반 마련 ▲완전한 북한 비핵화 목표에 대한 한미일 정상 간 일치된 인식과 공조 의지 재확인 ▲범정부 차원의 '북한 사이버 실무그룹' 출범을 통한 북한의 불법 사이버 외화수익 차단 ▲북한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협력 지속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에 대한 지지 확인 ▲해외 정보조작 및 감시기술의 오용에 따른 위협 증가에 대한 대응 노력 조율 등을 협의했다.

    경제안보·첨단기술 보호 차원에서는 핵심광물, 2차전지 포함 핵심품목 공급망 리스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3자 간 조기경보시스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3국 국립연구기관이 첨단컴퓨팅, 인공지능, 소재개발, 기후·지진 연구 등 첨단분야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를 진행하고 혁신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기술보호 당국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한미일은 첨단기술 불법 유출 및 탈취를 막고 기술 보호에 대한 협력을 위해 미국 혁신기술타격대, 일본 및 대한민국의 상응 기관 간 첫 교류를 실시하고 집행기관 간 정보 공유와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개방형 무선접속망(RAN)과 관련된 3국 간 협력을 확대하고, 특히 우주 영역에서의 위협, 국가 우주 전략, 우주의 책임 있는 이용 등을 포함한 우주 안보 협력에 관한 3국 간 대화를 한층 더 증진기로 했다. 아울러 AI의 중대한 역할을 인정함에 따라 민주주의 가치에 합치하는 AI 시스템, AI 국제 거버넌스 형성 및 안전성, 보안성, 신뢰성 보장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기로 했다.

    금융협력을 위해서는 다양한 글로벌 경제·금융의제 논의를 위해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한미일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등 범지역 협력을 위해 주요 지역 및 글로벌 현안, 인태전략, 개발, 보건 분야에서 정책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 출범 및 연례화 ▲아세안·태평양도서국 해양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위한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출범 ▲'한미일 개발·인도지원 정책 대화' 출범 ▲3국 국립암센터 간 고위급 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나아가 한미일은 3국 국민들이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3국 간 여성의 과학기술 분야 진출 및 사회참여 확대, 돌봄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협력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 또 3국 미래세대들의 인적 유대를 심화하기 위해 내년 초 '한미일 글로벌 리더십 청년 서밋'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