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대원들, 전국 각지서 역사·문화체험 즐겨…'코리아 잼버리'문 "국격 잃었다" 주장했으나… 대원들, 출국길서도 "모든 순간 좋았다"포브스 "미국 보이스카우트 운영위원장 '한국 국민과 정부 등에 감사'"
  • ▲ 청와대를 찾은 영국 잼버리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청와대를 찾은 영국 잼버리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와 관련해 "국격을 잃었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스카우트 대원 대부분이 대회가 끝나고도 한국에 남아 역사·문화체험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새만금 잼버리'가 '코리아 잼버리'로 전환돼 유종의 미를 거뒀음에도 문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실패 부각하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만금 잼버리 끝나고도 3만여 명 '코리아 잼버리' 즐겨

    14일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4만여 명의 잼버리 대원 중 지난 12일까지 1만2000여 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고, 3만여 명은 국내에 체류하며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오는 15일까지 약 3만4000여 명의 대원이 출국하고 9000여 명은 이후에도 부산 등 전국에 머무르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며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부디 이번의 실패가 쓴 교훈으로 남고, 대한민국이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며 "실망이 컸을 국민들, 전 세계의 스카우트 대원들, 전북도민들과 후원 기업들에게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잼버리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지만, 대원들은 한복을 입고 경복궁·인사동·북촌 등 서울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다. 부산, 강원 속초, 전북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도 잼버리 대원들은 문화유산 체험을 이어갔다.

    부산·경주 등 전국 각지에서 역사·문화체험

    부산을 방문 중인 스웨덴 대원 800여 명은 지난 13일 유엔평화기념관·유엔기념공원·감천문화마을 등을 둘러보며 6·25전쟁 당시 부산까지 지원을 온 자국의 의료지원단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16일 4박5일간의 부산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독일(274명)과 포르투갈 스카우트 대원(13명) 287명도 12일부터 경주 골굴사·불국사 등에서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며 한국 불교문화체험을 하고 있다. 이들은 19일까지 일정을 나눠 참여할 예정이다. 템플스테이와 별도로 독일 대원 400여 명과 체코·루마니아·우루과이 대원 130여 명도 대릉원·첨성대·석굴암 등 관광문화체험에 참여한다.

    귀국길에 오른 잼버리 대원들도 '한국을 떠나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네팔 잼버리 대원인 아슈토쉬 아드히카리는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YTN에 기후변화를 언급하며 "이것으로 한국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집중호우와 폭염 등은 정부가 어쩔 수 없었다는 의미다. 아드히카리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이야기할 가장 좋은 기회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페인 잼버리 대원인 막달레나 오비에도 앤서니도 YTN에 "모든 순간이 좋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던 것이 좋았다. 좋았던 순간을 하나만 꼽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글라데시 대원인 엠디 라키불도 "한국을 떠나니까 너무 슬프다. 한국사람들이 친절하고 스카우트 대원들을 최선을 다해 도와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회 기간 이후에도 국내에 체류하는 참가자들이 K-컬처의 매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문화기반시설에서 관람, 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모든 참가자가 귀국할 때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나간다"고 밝혔다.

    대원들 출국길에서도 "한국 떠나니 너무 슬퍼"

    문 전 대통령이 새만금 대회를 '실패'로 규정하며 국격을 잃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세계 각국에서 모인 스카우트 대원들은 '코리아 잼버리'가 끝난 것에 아쉬움을 보였고, 대원 대부분이 대회가 끝난 후 귀국길을 서두르는 것이 아닌, 전국에서 우리 문화를 체험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잼버리 운영 실패를 주장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민 단국대 교수는 13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나라 망하라고 오지게 뇌피셜(뇌에서만 나온 공식적인 생각) 돌리는 평산 문 사장. 이게 많은 것을 잃은 잼버리인가. 니(문 전 대통령)만 잃은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한국에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개러스 위어 주한 영국대사대리가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선의와 문제 해결 능력에 놀랐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총재님도 '태풍 대피가 워낙 급히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연맹도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그러한 점을 이해해주고 연맹과 서로 협력해 대규모 인력 이송을 거의 완벽하게 실행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구한 사람들과 단체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루 폴슨 미국 보이스카우트 운영위원장은 '엄청난 지원이 쏟아졌다. 대원들이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 국민과 정부, 한국스카우트연맹에 감사하다'는 소감을 피력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