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모른다' 재판서 "정치인은 상대가 기억해도 자신은 기억 못 해""김성태는 술 먹어 기억 안 나고, 김문기는 안면인식장애라? 얄팍한 꼼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찍은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찍은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판에서 안면인식장애를 언급하며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희대의 비웃음거리'라고 평가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뜬금없이 안면인식장애를 운운했다"며 "168석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내놓은 핑계가 고작 안면인식장애라니, 좀스럽고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주장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정치인은 상대가 자신을 기억해도,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람들을) 너무 많이 접촉하니까 상대는 기억해도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제일 곤란한 경우가 '저 아시죠'다"라며 "행사에서 보거나 밥을 같이 먹었다고 하더라도 기억이 안 나 안면인식장애라고 비난받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09년 김문기 전 처장이 휴대전화에 이재명 대표를 '변호사', '시장님'으로 저장했다는 점,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함께 하면서 골프를 쳤다는 점을 들어 이 대표가 거짓말한다고 보고 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3월 공판에서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 함께한 사진과 영상에 대해 '자세히 보면 눈도 안 마주쳤다'는 어이없는 해명을 하기도 했다"며 "불리할 때는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선택적 기억이 면죄부를 위한 만능 '치트키'라도 되는 줄 아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단둘이 카트를 탔다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증언, 김 전 처장의 핸드폰에 저장된 이 대표의 연락처와 생일 등 숱한 증거가 나온 마당"이라며 "얼토당토않은 핑계까지 동원하는 이 대표의 모르쇠 전략은 국민을 기만하려는 구차한 발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지난 1월 KBS 뉴스에 출연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의 전화 통화 여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김 전 회장의)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기억이 나진 않는다. 술 먹고 전화하는 일이 많다. '나 이 사람 안다'고 전화해서 바꿔준다. 황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이를 언급하며 "김성태 전 회장은 술 먹다 통화해서 기억이 안 나고, 김문기 전 처장은 안면인식장애라 기억이 안 나고, 기억이 안 나는 이유도 참 가지가지"라며 "어쩜 매번 이런 얄팍한 꼼수로 국민을 속이려 드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두가 진실을 알지만 오로지 이 대표와 그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그리고 민주당만이 외면하고 있다"며 "하지만 결국 진실을 밝혀질 것이고, 황당한 변명도 희대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