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첫 단독 3자 정상회의 개최FT "韓日, 北中 안보 위협에 공통 취약점 갖고 있어… 美, 명기화 원해"
  • ▲ 지난 5월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별도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 지난 5월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별도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미국이 오는 18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하는 한·미·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한국과 일본이 공격당하면 서로 협의할 의무(duty)가 있다'는 문구를 포함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FT는 미국 백악관이 한일 양국이 '공통 취약점'(mutual vulnerabilities)을 갖고 있다는 문구를 성명에 명시하기를 원하는데, 이는 북한과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FT는 한·미·일 3국은 정상 간 3자 핫라인 구축도 논의하고 있으며 3자 군사훈련·사이버안보·미사일방어·경제안보 등을 강화하는 다른 조치들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현행 미일안보조약상 한·미·일 3자간 집단방위(collective defence)는 실현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FT는 또 한 일본 관료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북한과 중국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안보협력을 강화할 새로운 방법을 탐구하겠지만 이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는 "일본과 한국의 안보가 상호 연계돼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성명은 역사적인 일이고, 양국의 미래 지도자가 폐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양국이 공통의 이익과 목표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이번 성명은 북한에서도 들리겠지만 특히 중국에 더 크게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보니 글레이저 독일마샬펀드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중국으로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구축하고 있는 모든 연합 중에서 '한·미·일' 축이 가장 우려스럽다"면서 "미국·일본·한국 간의 방위협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고, 최근 몇 달간 미사일 방어 연합훈련과 정보 공유 등으로 중국의 안보환경이 상당히 악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지휘하고 있다. 캠벨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안보협의체)와 '오커스'(미국·영국·호주 등 3자 안보협의체)를 추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FT는 이번 성명이 공식적인 집단 안보 합의까지 발전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이라는 공통의 위협과 북한의 도발로 한층 가까워지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 회복(rapprochement)을 위한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니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일본과 한국은 향상된 안보공조(security co-ordination)가 각국의 국가안보에 필수적이고, 역내에서 일어나는 군사적 공격이 양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신호를 점점 더 많이 보내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은 '내 문제가 아니다'라는 태도를 버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