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근위부대이자 당시 아프리카 대륙 유일한 지상군 파견부대강원도 철원·화천·연천 등 격전지에서 253전 253승 신화 세워70년 전과 똑같은 군복 입고 한국 땅 밟은 이그자우·버라투 용사"韓 눈부신 발전… 자유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일, 결코 헛되지 않았다"
  • ▲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기념관 앞 강뉴부대 쉐파라우 버라투(89·오른쪽), 테레페 이그자우(91) 참전용사. ⓒ국방홍보원
    ▲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기념관 앞 강뉴부대 쉐파라우 버라투(89·오른쪽), 테레페 이그자우(91) 참전용사. ⓒ국방홍보원
    지상군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6·25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의 무패 신화 '강뉴부대'가 재조명된다.

    국방홍보원은 7·27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국방FM 특집 다큐멘터리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다 강뉴부대'를 기획해 27일 방송한다고 밝혔다.

    '혼돈에서 질서를 확립하다' 또는 '격파하라'라는 의미의 강뉴부대는 1930년부터 1974년까지 에티오피아를 지배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최정예 근위부대 '머할 서파리'를 중심으로 편성된 6·25전쟁 파견부대다.

    당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6·25전쟁에 파견된 지상군 부대였다.

    1951년 5월 17세였던 '버라투' 용사와 1952년 5월 20세였던 '이그자우' 용사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황제의 명령에 따라 미군 수송선을 탄 이들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를 방문하게 됐다.

    무려 24일 동안 항해 끝에 도착한 곳이 바로 대한민국 부산이었다.

    전장에 투입된 강뉴부대는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전승(全勝) 부대였다. 강원도 철원·화천·김화·연천 등 격전지에서 적군과 맞서 253전 253승이라는 신화를 남겼다.

    특히 이그자우 용사는 한반도에서 치른 200여 차례의 전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지역으로 '베자브 산'을 꼽았다. 대한민국 공식 지명이 아닌 '베자브 산'은 강원도 철원-김화-평강을 잇는 '철의 삼각지'로 추정된다.

    이는 전장에서 전사한 용사를 기리기 위해 지역 공식 명칭이 아닌, 전우의 이름을 따 그들만의 방식으로 부르는 문화라고 한다. 

    풍전등화였던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 강뉴부대원들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국에서 대접받지 못했다.

    군부 쿠데타로 '하일레 셀라시에'가 폐위되고,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대(1974~91)가 막을 올리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력은 오히려 이들에게 해가 됐다. 강뉴부대 소속이라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재산 몰수를 비롯한 핍박을 당하는 등 많은 아픔을 겪기도 했다.

    70년 전과 똑같은 군복을 입고 방한한 이그자우·버라투 용사는 그럼에도 "다시 찾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바라보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일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27일 오후 6시 원종배 아나운서의 해설로 국방FM(96.7Mhz)을 통해 방송된다.
  • ▲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기념비 앞에서 헌화 후 묵념중인 강뉴부대 테레페 이그자우(91·왼쪽), 쉐파라우 버라투(89) 참전용사. ⓒ국방홍보원
    ▲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기념비 앞에서 헌화 후 묵념중인 강뉴부대 테레페 이그자우(91·왼쪽), 쉐파라우 버라투(89) 참전용사. ⓒ국방홍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