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로그램 진행하다 '우파 패널'과 고성 주고받아민주당의 'L자' 도로안 언급에 "그건 조선일보 말이고"
  • ▲ 지난 12일 방영된 KBS 2TV '더 라이브' 방송 화면 캡처.
    ▲ 지난 12일 방영된 KBS 2TV '더 라이브' 방송 화면 캡처.
    불공정·편파보도에 따른 여론 악화로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공영방송 KBS에서 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우파 패널'의 발언을 도중에 끊고 편파적으로 진행하다가, 이에 항의하는 패널과 고성을 주고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현직 언론인,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 40여 명의 모니터링 조사단을 통해 매주 4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는 "지난 12일 방영된 KBS 2TV '더 라이브'에서 '진행이 편파적'이라고 항의하는 한 출연자와 프로그램 진행자가 언성을 높이며 언쟁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19일 밝혔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우파 패널' 발언 끊고 언성 높여"


    공언련에 따르면 이날 '더 라이브'에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는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정치권 공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진행자 최욱의 질문에 "처음 원안에서 민주당 안이 중간에 강하에 IC 하나를 만들자, 그래서 L자처럼 휘어지도록 만들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때 최욱이 "그렇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발언 중간에 끼어들었다.

    이에 전 변호사는 "나도 얘기 좀 하자"며 "이렇게 민감한 문제에서 어떻게 진행자가 한쪽 편을 들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최욱은 "편이 아니라 사실관계는 정확하게 해야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 변호사가 다시 "아니다. 여기에 1안, 2안, 민주당 안이 다 나와 있다"고 응수하자, 최욱은 "그건 조선일보 말이고, 사실관계는 또 저희가 바로 잡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최욱이 느닷없이 조선일보를 언급하고 나서자, 전 변호사는 "조선일보 안이라니, 그게 무슨 얘기냐"고 물었고, 최욱은 "그 부분은 조선일보에서 처음 나온 이야기다. L자 부분에 대해서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 변호사는 "그러면 (조선일보가) 거짓말을 취재해서 내놨다는 얘기냐"고 다그쳤고, 최욱은 "조선일보에서 보도를 했다는 걸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 변호사는 "조선일보 보도를 얘기하면 안 된다는 얘기냐?"며 "사회자가 이렇게 편파적으로 진행하면 이런 프로그램에 어떻게 내가 앉아 있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최욱은 "제가 뭐가 편파적이냐"며 전 변호사의 지적에 끝까지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이날 진행자 최욱 씨는 보수·우파 패널이 답변을 시작하자마자 불쑥 끼어들어 일방적으로 '조선일보 보도의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식으로 패널을 몰아붙이는 '야당 편향적' 편파진행을 했다"며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라면 패널이 설령 불만을 표시했더라도 덩달아 목소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 이는 진행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품위마저 지키지 못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좌파 3명에 '보수 참칭' 패널까지… 政·與 성토장 된 '뉴스하이킥'"


    공언련에 따르면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정치적 현안을 사실상 야당 입장에서 분석하거나 비판하는 방송이 전파를 탔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과 장OO 정치전문기자,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등 3명이 패널로 출연한 가운데, 정의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신장식 변호사가 진행을 맡았다.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 이슈에 대해 김종대 전 의원은 "정부 여당의 행태를 보면, 김건희 여사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 "정말 군사정권 이래로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비판했고, 보수 측 패널로 출연한 장성철 소장도 "야당의 의혹 제기는 지극히 당연" "나중 되면 정말 큰 게이트가 될 것 같다"고 맞장구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전 양평군수 등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의혹에 대해 장 소장은 "물타기"라며 깎아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보다도 공정해야 할 진행자 역시 "원희룡 장관은 왜 이렇게 흥분 상태인 거냐?" "원희룡 장관 왜 이러나"라고 패널들의 말을 거들면서, 토론이 진행된 24분 내내 민주당의 입장을 옹호하고 정부·여당만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여과 없이 방송됐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을 놓고 '보수 참칭' 패널을 포함한 총 4명의 좌파 성향 인사가 일방적으로 민주당의 주장을 지지·옹호했다"며 "이는 방송 내용의 실질적인 균형은 물론 패널 구성의 기계적 균형조차 지켜지지 않은 사례"라고 비판했다.

    "현재의 남북 관계 분석을 왜 20년 전 통일부 장관에게만 듣나?"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DJ·노무현 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인사를 섭외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슈로 경색된 현재의 남북 관계를 분석해보는 내용을 방송했다.

    지난 12일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은 미국의 정찰기가 영공을 넘어오면 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이미 얘기했다"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북한을 압박해도, 기죽지 않는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선제타격' 발언과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사또 떠난 뒤에 나팔 부는 식" "한 방, 진짜 귀 싸대기를 때려줄 건가? 못 때린다" "말로 그렇게 허풍을 떠는 건 안보에는 도움이 안 된다" "양 치기 소년이라 그런가" "그런 식으로 하면 종이호랑이밖에 안 된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에 대해 공언련은 "현 정부의 대북 및 외교안보 정책을 논하는 자리에, 20년 전 좌파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인사만 '전문가'로 출연시켜 일방적인 주장을 퍼붓게 한 것은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패널 섭외"라고 비판했다.

    메인 뉴스프로그램에서도 민주당에 우호적인 불공정·편파방송이 방영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언련에 따르면 수신료 분리징수 행정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된 지난 11~12일 양일간 KBS '뉴스9'는 무려 5개의 리포트로 자사의 일방적인 주장을 쏟아냈고,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0일 태평양도서국가(태도국)의 한 '반핵 인사(아르준 마키자니)'가 화상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질타한 발언을 10차례 내보내고 아르준 마키자니의 인터뷰까지 소개하는 등 편향적인 뉴스를 방영했다.

    공언련은 "지난 10일 자 '뉴스데스크' 방송은 화상회의 도중 있었던 태도국 측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절 배제한 채 '반핵 학자'인 아르준 마키자니 박사의 주장만 집중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마치 태도국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방송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IAEA의 최종 보고서를 수용하기로 한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여러 태도국의 입장은 전혀 소개하지 않았고, 화면 좌측 상단에는 <'중립성' 내팽개친 IAEA>라는 자극적인 내용의 자막을 상시 고지함으로써, IAEA 기관 자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다"고 공언련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