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장관 주재로 '2023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개최2시간가량 진행된 별들의 모임에서 '초급간부' 얘기만 절반 이상보수 수준부터 어려운 군생활, 열악한 근무·주거환경 등 언급李 장관 "초급간부들 소외감 느끼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 가져주길"
  •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일 오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국방부, 합참, 각 군 및 기관의 주요직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고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국방부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일 오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국방부, 합참, 각 군 및 기관의 주요직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고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국방부
    "토론 시간의 한 3분의 2 정도를 초급간부 자존감 고양 그리고 기(氣)살리기 이런 것에 대한 자유롭고 활발한 토의가 진행됐습니다."

    3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종섭 국방부장관 주재로 개최된 '2023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의 주요 내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합참의장과 육·해·공군참모총장, 해병대부사령관 등 우리 군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는 오전 9시30분부터 쉼 없이 약 2시간가량 진행됐다.

    주목할 점은 한 해의 절반을 마무리하고 남은 반 년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별들의 모임'에서 최대의 화두는 다름 아닌 하사와 중사, 소위와 중위 등 초급간부들의 처우 개선이었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능력과 한미연합연습·훈련 강화, 미국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한미 핵협의그룹(NCG) 신설 등 굵직한 현안들보다도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그만큼 군 내부에서 초급간부들의 처우 개선 등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육군의 보병여단장과 해군의 함장, 공군의 전투비행대대장 등은 각군 지휘관들을 앞에 두고 각 제대별로 초급간부들이 처해 있는 생활여건 등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고 한다.

    병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보수, 그보다 기간이 길고 어려운 군생활, 그에 반해 열악한 근무 및 주거환경, 자유롭게 보장 받지 못하는 휴가 등에 대한 일선 장교·부사관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올해 1월 입대한 병사는 봉급과 정부 지원금을 더해 월평균 121만5689원을 받는다. 같은 달 임관한 하사 1호봉은 세후 평균 보수액이 230만7650원이다.

    당장의 차이는 있으나, 병장 월급이 오는 2025년 약 200만원(월급 150만원과 지원금 55만원)으로 오르는 반면, 초급간부들의 보수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초급간부들의 불만은 실제 수치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회적 문제인 인구 감소 문제와 겹치면서 장교·부사관 지원율 급감이라는 군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권현진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지난해 학군·학사 장교 경쟁비(선발인원 대비 지원자의 비율)에 따르면, 학군 장교는 2.4, 학사 장교는 2.6으로 나타났다. 2015년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다.

    민간 모집 부사관 지원자의 경우에도 지난 2020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장갑차, 야전포병, 전술통신, 화생방 특기의 경쟁비는 0.5~0.9에 불과하는 등 선발인원조차 채우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각급 지휘관들은 초급간부들과의 1:1 소통 활성화,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휴가 갈 수 있는 부대 분위기 조성, 휴일 근무 후 휴식 여건 최대한 보장 등 현재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또한 각종 수당 현실화와 장기복무 및 진급 문제, 사적 해외여행 여건 보장 등 국방부와 각군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종섭 장관은 "초급간부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존재감을 인식하면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일 오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국방부, 합참, 각 군 및 기관의 주요직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국방부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일 오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국방부, 합참, 각 군 및 기관의 주요직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