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국영매체 통해 무장반란 벌어진 24일 오전 상황 설명"푸틴에 성급한 대응 자제 촉구하고 전화로 프리고진 설득"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하루 만에 철회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살해하려 했다고 양측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 국영매체를 통해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일으킨 24일 오전 10시10분쯤 당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살해하려 했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에게 성급한 대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고 프리고진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인들이 당신을 벌레처럼 짓밟으려 한다'(squash him like a bug)고 경고했다"면서 "반란을 지속하면 러시아가 혼란과 슬픔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에 이어 이뤄진 프리고진과의 협상 내용도 소개했다. "(나와 프리고진은) 욕설로 30분간 1차 대화"를 했으며 "물론 프리고진은 미리 양해를 구한 뒤 욕설을 해가며 모든 것을 털어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살펴봤더니 보통 어휘보다 욕설이 10배는 많았다"고 밝힌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에게 쇼이구 국방장관도, 게라시모프 총참모장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한 "푸틴 대통령은 당신(프리고진)과 이야기도 하지 않을 것이고, 모스크바로 가는 길에 바그너 용병들은 짓밟혀버릴 것이라고 했다"고 심각했던 상황을 전했다.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은 지난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00km 거리까지 진격했다가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췄다. 당시 러시아정부는 반란 가담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사처벌을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프리고진은 27일 러시아군이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러시아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