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세미나' 발제"美, 핵심분야에서 견제 강도 높이는 '스몰 야드 하이 펜스' 기조""다변화로 중국 회피해나가겠다는 것이 기존과 조금 다를 뿐" 설명
  •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가 22일 '한미협회'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개최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가 22일 '한미협회'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개최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미국의 중국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미국정치 전문가인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9일 회담을 비롯해 최근 미중이 대화를 이어가는 기조가 '미국의 대중(對中)정책 선회를 의미한다'는 일각의 해석을 일축했다.

    김 교수는 22일 오전 한미협회(회장 최중경)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많은 언론이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닌가. 한국만 낙동강 오리알이다'라는 식으로 보도하는데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며 "미국의 대(對)중국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다른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과 대화)한 것"이라며 "미국이 이야기하고 있는 디리스킹(de-risking, 위험축소)은 유럽이 말하는 디리스킹과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을 따라가다 보니 자국에 경제적인 손실이 자꾸 발생하니까 이제 그것보다는 중국과 필요한 경제적인 교류도 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해야겠다는 의미에서의 디리스킹"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4월 말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 연설이 아주 인상깊었다"며 "당시 설리번 보좌관은 '스몰 야드 위드 하이 펜스'(a small yard with high fence, 마당은 작게, 펜스는 높게)를 언급했다. 첨단 기술산업부문에서 중국에 기술을 절대 빼앗기지 않게끔 계속해서 디커플링을 유지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당시 설리번 보좌관이 이야기한 디리스킹은 바이든정부 초기에 생각했던 디커플링과 별 차이가 없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다변화해서 중국을 회피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지난 15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가운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지난 15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가운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4월27일 브루킹스연구소 강연에서 "(대중 견제를) 핵심분야로 좁히고 강도는 높여서(a small yard and high fence) 우리의 중요한 기술(foundational technologies)을 보호할 것"이라며 "우리의 수출규제는 군사 균형에 영향(tilt)을 줄 수 있는 기술에 한정되는 방향으로 유지될 것이다.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이 우리에게 부정적으로(against) 사용되지 않게 하기 위해 확실히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과 다변화를 추구한다(We are for de-risking and diversifying, not decoupling)"며 "(중국과) 무역을 차단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