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직접 제8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주재상반기 두 번 전원회의 개최한 것은 이례적"민심 이반 경계해 이례적으로 전원회의 개최"
  • ▲ 지난 5월 북한 김정은이 딸 주애와 함께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5월 북한 김정은이 딸 주애와 함께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지난 16일 김정은 주재 하에 노동당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개최했다. 극심한 보릿고개로 식량이 부족해 평양에서까지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개최한 전원회의다. 김정은 정권 이후 상반기 두 번 전원회의를 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식량 사정이 좋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김정은 참석 하에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렸다"고 17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전원회의와 관련해 "6~7차 전원회의 결정집행을 위한 올해 상반기 경제부문을 비롯해 각 부문의 사업정형을 총화(결산) 대책하고 당의 강화발전과 국가건설, 변화된 국제정세에 대처한 국가외교 및 국방전략에 대한 문제 등 우리 혁명발전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정책적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당 8차 대회 결정관철에서 관건적인 뜻깊은 올해를 조국청사에 특기할 위대한 변혁의 해, 비약의 해로 빛낼 전체 참가자들의 높은 정치적 자각과 열의 속에 의정토의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에선 심각한 식량난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영국 BBC방송은 중국 접경지 등에서 북한 주민들과 은밀하게 만나 인터뷰를 했다.

    BBC에 따르면 건설노동자라는 북한 남성 A씨는 "식량 공급 부족으로 이미 마을에서 5명이 굶어 죽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굶어죽는 것이 더 걱정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식량 부족 탓에 중국으로 몰래 넘어가려다 붙잡힌 주민 몇 명은 비공개 처형을 당했고 (북한에) 갇혀 죽기만을 기다리는 실정"이라고 했다.

    A씨는 "먹을 것이 없어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죽으러 산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평양에 산다는 여성 B씨는 "이웃집에 물을 주기 위해 찾았다가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상인이라는 여성 C씨는 "장마당 물건 4분의 3이 원래 중국산인데 (북중 국경 폐쇄로) 현재는 전부 비어 있는 상태"라고 증언했다. 밀수품으로 생계를 꾸리던 사람들의 수입이 전부 끊겼다는 것이다. BBC는 북한이 2020년 1월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중국 곡물 수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몰래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은 사살하라고 지시하는 등 국경 감시를 강화해 암시장에서 팔 식품 밀수입도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 ▲ 지난해 10월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추수가 진행된 논에 볏단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 지난해 10월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추수가 진행된 논에 볏단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BBC는 "북한이 지난해 탄도미사일 63발 시험 발사에 들인 비용은 5억 달러가 넘는다"며 "이 돈이면 연간 곡물 부족량을 메우고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 반핵 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최근 '2022 세계 핵무기 비용 보고서(2022 Global Nuclear Weapons Spending)'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장을 위해 지난 한 해 5억89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7610억원이다. 

    북한이 1분마다 1121달러(약 140만원)를 핵 개발 비용으로 쓴 셈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해당 비용은 지상과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국민총소득(GNI)의 35%가량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이 중 6%를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 강행한 위성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자 김정은 정권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강인선 남북하나재단 이사(북한학 박사)는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이 내부 식량난 가중에 따른 아사자 발생 등 민심 이반을 경계해 이례적으로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