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 "건강한 관계 위해서는 상호 존중이 필요… 모든 것은 본인 책임" 국민의힘 "중국은 봉우리, 대한민국은 골짜기… 이재명, 文의 중국몽 못 벗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연합뉴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연합뉴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부는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를 향한 불만을 드러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이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을 들으면서도 항의하지 않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중국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싱 대사 추방까지 언급했다.

    "싱하이밍에 본인 책임 될 것이라고 경고"

    박진 외교부장관은 이날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한 대사가 야당 정치인과의 자리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 대표와 만찬을 했다. 싱 대사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비엔나협약에는 '국제 평화와 안전의 유지, 국가 간 우호관계의 발전 및 협력의 달성을 촉진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나와 있다. 

    외교부는 다음날 싱 대사를 초치해 도발적 언행에 엄중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文의 사대주의적 중국몽... 민주당도 못 벗어나"

    여권은 싱 대사와 함께 이 같은 발언을 듣고도 그 자리에서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은 이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타국 대사가 우리나라 정책에 관여하는 자리를 깔아 주고 공손히 두 손 모아 들으면서 이 대표를 비롯한 그 누구도 이의제기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높은 봉우리, 대한민국은 낮은 골짜기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대주의적 중국몽'을 민주당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판단이 든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싱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한 외교부의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며 "싱하이밍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모든 결과는 대사 본인의 책임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중국과의 바람직한 외교관계와 관련한 김 의원의 질의에 "중국은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다. 상호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며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이 대단히 중요하다.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은 이를 역행하는 것이라 분명하게 엄중경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싱 대사의 발언에 따른 의견을 묻자 "외교관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이어 "저도 주미대사로 근무했는데, 대사가 양국 간 관계를 증진시키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 같은 언사를 하는 것은 외교관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부연했다.

    싱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김 의원의 발언에 한 총리는 "무엇보다 중국대사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