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 각종 악재, 모두 이재명과 연관이재명 사법 리스크 현실화… 매주 법정 불려가면 대표 공백 우려'돈 봉투' 사건도 이재명과 직간접 연관… 코인 김남국은 '7인회'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래경 더불어민주당 신임 혁신위원장이 임명 9시간 만에 자진사퇴한 일을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사법 리스크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등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민주당 의원들의 불신이 누적된 모습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부터 자신의 결함을 안고 출발했고, 그 이후 여러 가지 리더십을 발휘하는 중요 대목에서 제대로 발휘도 못했다"며 "돈 봉투 사건이나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 코인 건에 있어서도 매우 부적절한 대응을 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의 결함과 한계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이 대표 스스로가 퇴진하는 것이 맞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가 연이어 당에 위험을 안기고 있기 때문에 대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다.

    '이재명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민주당 내에서 거론된 것은 지난해 그가 당대표선거에 출마하면서부터다. 당시 여권에서는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오더니 당대표도 하겠다고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당에 리스크를 준다"는 이유로 이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

    실제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현실화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비리 의혹과 관련해 횡령·배임 혐의,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때문에 격주로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이 대표는 나머지 재판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매주 법정에 출석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대표가 송사로 골머리를 앓는 동안 당은 잇따른 논란에 휩싸였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캠프에서 현역의원들을 포함한 캠프 관계자 사이에 돈 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이 지난 4월 불거졌다. 이 의혹으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고, 프랑스에 체류 중이던 송 전 대표가 조기귀국했다.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용수 씨는 이 대표와도 연관돼 있다. 박씨는 자금을 댄 스폰서로 지목된 김모 씨로부터 수천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과거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시절 성남시 행정지원과에서 근무했다. 

    성남시 행정지원과는 정진상·장형철·배소현·김진욱 씨 등 이 대표 측근들이 일했던 곳이다.

    이 대표는 돈 봉투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의혹에 연루된 현역의원들이 탈당하기 전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하지 않자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자기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는 '방탄'에 열중했던 것과 다르게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뒤이어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이 터졌을 때도 이 대표는 리더십 논란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당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지시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했으나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실효성을 잃게 됐다. 

    김 의원의 절묘한 탈당 타이밍 때문에 김 의원과 이 대표 사이의 사전교감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김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7인회'의 핵심 멤버다. 

    민주당은 연이은 논란을 계기로 지난 5월14일 쇄신 의원총회를 열었다. 비명계 의원들은 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재신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의총에서 당 쇄신을 위한 혁신 기구 방침과 관련한 첫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5일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설립자 겸 명예이사장이 과거 발언 논란으로 반나절 만에 사퇴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또다시 금이 갔다. 인선 과정에서의 내부 소통 부재, 부실검증 등에 따른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많은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보는 것은 단지 천안함 자폭설이라든가 몇몇 발언의 문제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친이재명 인사를, 그것도 친이재명 중에서도 아주 강력한 지지 의사를 갖고 있는 분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것이라며 "현재 있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더 강화하는 길로 가겠다, 이런 의지가 강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 대표가 정말 심각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사퇴가 아니더라도 정말 이재명 체제의 문제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그런 혁신위원회를 만들어서 전권을 맡긴다면 한번 우리가 길을 개척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명계인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에 "이 대표가 조급증과 두려움 때문에 둔 자충수"라며 "처음부터 이 대표가 혁신위 인선에 관여하면 안 됐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래경 사퇴'와 관련해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당대표가 하는 일"이라며 "당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당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 것인가' '사과할 계획이 있나' '거취 문제에 책임지겠다는 말인가'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