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패권세력이 천안함 조작"…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 "이석기 석방" 주장'우크라 침략' 러 푸틴 옹호… "난방비, 가스값 폭등은 윤석열정부 탓" 궤변"한미훈련 중단" "윤석열 퇴진" 주장 '촛불전진'준비위 선언문에 이름 올려'이재명 2심 당선무효형' 선고 땐…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에도 참여"당내 논의 전혀 없었다" 이상민 비판… "혁신위원장 부적절" 홍영표 반대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서 논의" 다른 말… 이재명 "과거 발언 몰랐다"의원총회도 없이 이래경 임명 강행… 권칠승 "이재명이 최종 결정 맞다"
  • ▲ 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에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민주당 제공
    ▲ 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에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당 혁신을 이끌 기구 위원장에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설립자 겸 명예이사장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이 과거 '자폭된 천안함 사건' '코로나는 미국발' 등 음모론 옹호와 반미 성향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이사장 임명 과정에서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없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래경, '통진당 이석기' 석방 촉구

    이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오늘 민주당은 당의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이래경 명예이사장님을 모시기로 했다"며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1954년생으로 민주화운동청년연합 발기인 및 초대 상임위원, ㈜호이트한국 대표이사, 민주기업가회의 회장, 한반도재단 이사 및 운영위원장, 사단법인 일촌공동체 설립자 및 명예회장,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 이사장은 또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후원회장을 지냈고, 야권 내 대표적 김근태계 인사로 꼽힌다. 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14년 신당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할 당시 참여하기도 했다. 

    2019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허위사실공표 혐의와 관련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이재명 경기지사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8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에도 참여했다. 이 대표도 이 전 의원 석방운동을 지지한 바 있다.

    2021년 6월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전진준비위원회'의 선언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촛불전진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주말마다 반정부집회를 열어온 '촛불승리전환행동'에 가입한 단체다.   

    이래경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

    이 이사장이 과거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여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 패권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 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하여 연일 대서특필하고 골 빈 한국언론들은 이를 받아쓰기에 바쁘다"고 비난했다. 

    당시 중국 기구가 미국 영공을 침범했던 사건을 언급하면서 '천안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2020년 3월에는 "현재 전 세계로 대유행 중인 'COVID-19' 역시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또 윤 대통령을 '윤가'라고 칭하며 정부 비판에도 열을 올렸다. 이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홍유 싱가포르국립대 선임연구원이 쓴 '일본이 핵 오염수 방류를 보류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공유하며 "윤가야, 제발 정신 좀 차려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 2월1일 "난방비·가스값 폭등은 윤석열정부 탓"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윤석열정권의 외교적 실책이요, 잘못된 지정학적 판단 때문이요, 소위 한미동맹의 함정에 빠진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3월19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 "ICC 존재를 완전 무시하던 자들이 이제 와서 궁지에 몰리자 ICC 이름으로 전쟁고아들을 보호한 푸틴을 전쟁범죄자로 몰다니"라며 "미 패권과 위선적인 서방의 시대가 참말로 저물어가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비명계 "이래경, 당에 추가 리스크"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위원장 임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혁신위를 두겠다는 건 이재명 대표체제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혁신위원장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래경이란 분 당내 논의도 전혀 안되었고 전혀 검증도 안 되었으며 오히려 이재명 대표 쪽에 기울어 있는 분이라니 더이상 기대할 것도 없겠다. 황당무계하고 참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이사장의 임명을 이 대표가 밀어붙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날 국회 출입기자들은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만나 '최고위원들에게 물어 보니 (이 이사장의 임명 과정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데, 지도부가 알고 있었던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권 수석대변인은 "사실이다. 취재해 보라"고 답했다. '최고위나 지도부에 언제 공유됐느냐'는 질문에는 "최근에"라고만 답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특히 '최종 결정은 이재명 대표가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네,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이사장 임명 과정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의원총회도 열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어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래경 혁신위원장 임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임명에 대해 의견이 갈리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 부재에 따른 불만도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래경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며 "오히려 혁신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다. 혁신하자는 이 때 혁신위원장 때문에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하면 결단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의 정치능력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치를 안 해봐서 이런 사람을 임명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겠다라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과 관련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천안함 음모론과 관련해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공식적 발표이고, 저는 그 발표를 신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