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치우친 경로 설정…동쪽으로 경로변경 하다 기술적 문제 발생"만리경 1호, 해상도 최대 1m 내외 소형 저궤도 지구관측 위성으로 판단민생고로 인한 내부적 불안요인 커져…강력범죄 폭증·조직범죄도 발생
  • ▲ 우리 군이 31일 오전 어청도 서방 200 여 Km 해상에서 확보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합동참모본부
    ▲ 우리 군이 31일 오전 어청도 서방 200 여 Km 해상에서 확보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합동참모본부
    국가정보원은 31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관해 무리한 경로변경과 조급함이 실패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정은의 건강상태에 대해 알코올과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 심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고 판단했다. 강력범죄가 폭증하고 대형화, 조직화 범죄도 발생하는 등 민생고로 인한 북한 내부 상황도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北, 누리호 성공에 자극받아 20일 소요되는 과정 수일로 단축"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에선 '과거엔 1, 2단체의 비행경로가 일직선이었지만, 이번 발사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설정하며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변경을 하다가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은 북한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을 받아 통상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면서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 안 된 상태에서 조급하게 (발사를) 감행한 것도 (실패의)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29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방향으로 위성 명목의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비행하다 낙하했다.

    국정원은 동창리 발사장 1.3km 떨어진 관람대 인근에서 차량과 천막 등 관람시설을 식별했고, 이는 김정은이 현지에서 참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이번 발사체에 탑재된 것은 '만리경 1호'이며 길이는 1.3m, 무게는 300kg급으로 해상도가 최대 1m 내외인 초보적 정찰 임무만 가능한 소형 저궤도 지구관측 위성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북한이 발사 2시간30여분만에 실패 사실과 원인을 신속하고 상세히 공개한 것은 위성 발사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발사 행위에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2차 발사를 선언했지만, 국정원에선 엔진 이상 점검 보완에 수 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결함이 경미할 경우 조기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상당한 수면 장애 겪는 것으로 추정"

    북한 김정은 동향과 관련해선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지난 4월 해외에서 최고위급 인사의 불면증 치료를 위한 졸피뎀 등 최신 의료정보를 집중 수집하고 있는 점을 들어 김정은이 상당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북한은) 말보로·던힐 같은 외국 담배와 고급 안주를 다량으로 들여오고 있다"며 "국정원은 김정은이 알코올·니코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 결과) 더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난 16일 공개 행보 시 (김정은) 눈에 다크서클이 선명해 보이는 등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체중도 AI(인공지능) 분석 결과 약 140kg 중반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김정은의 손·팔뚝에 긁어서 덧난 상처를 계속 확인했는데, 국정원은 알레르기와 스트레스가 복합 작용한 피부염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北, 중국·러시아와 밀착하지만 실무적 갈등 발목

    국정원은 북한 내 아사자 발생이 예년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민생고로 인해 내부적 불안요인이 커지는 가운데 강력범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여건에서 300여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물자 탈취를 노리는 사제폭탄 투척 등 대형화, 조직화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밀착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실무적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당국은 북한의 밀수와 밀입국 등 위법 활동을 처벌하거나 체류 기간 만료자들의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도 북한의 제재위반 품목 수출에 난색을 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고 보고했다.

    유 의원은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 "현재 북한의 쌀 부족분은 70여만톤으로 5월 춘궁기에 다시 식량 사정이 악화됐다"며 "현재 곡물 가격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옥수수는 60%, 쌀은 30% 가까이 올라 김정은 집권 이래 최고치다. 최근 자살자가 지난해 비해 약 40%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