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3만명 상경해 '정치 투쟁'서울 도심 마비에 시민 불편 가중
  • ▲ 민노총 건설노조가 1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 상경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노조 탄압 중단, 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며 서울도심 곳곳에서 1박 2일 동안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성진 기자
    ▲ 민노총 건설노조가 1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 상경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노조 탄압 중단, 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며 서울도심 곳곳에서 1박 2일 동안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성진 기자
    민노총이 16일 건설노조 조합원 분신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정부의 '건설 현장 폭력 행위' 수사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서울 도심에서 열었다. 노조 추산 3만명(경찰 추산 2만4000명)이 광화문광장 등에서 모여 1박 2일 노숙 집회를 열면서 낮부터 밤까지 도심 교통이 마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이날 낮 12시부터 '열사정신 계승 전국건설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대문구 서대문역, 중구 고용노동청, 종로구 서울대병원 등에서 사전집회를 가진 뒤 오후 1시30분부터 세종대로 방향으로 행진했다. 오후 2시쯤에는 세종교차로에서 숭례문교차로 사이에 집결해 본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일 사망한 건설노조 강원지부 소속 간부인 양모(50)씨를 추모하면서 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요구했다.

    당초 이들이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한 시간은 오후 5시까지였다. 종료 시간에 맞춰 경찰은 건설노조 측에 집회 진행을 중단하라는 경고 방송을 하고 자진 해산을 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민노총 측은 핼러윈 참사 사망자 추모제에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민노총 집회로 인해 도심 교통이 마비돼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점심시간 직후부터 조합원들이 7개 차로 중 4개 차로를 막고 집회를 시작하면서 세종대로 1.2㎞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극심했다. 광화문 일대를 지나가는 버스들은 집회 시작 전인 낮 12시부터 우회했다. 광화문광장 일대 정류소 전광판엔 버스를 최대 5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표시가 이어졌다.

    민노총은 지난 1일 건설업체에서 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양씨가 분신해 사망하자 대정부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양씨를 열사라고 지칭하고 검은색 리본이 붙은 조끼를 맞춰 입었다.

    민노총은 건설노조 집회를 17일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이후 금속노조 총파업(31일) 등으로 대정부 투쟁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이틀간 세종교차로에서 숭례문교차로 사이 세종대로에 수도권 광역버스 등 통행을 위한 비상차로를 확보해 교통 소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집회·행진 구간 주변에 교통경찰 230여명을 투입하고 입간판 등을 설치해 차량 우회를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