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 평 용산공원 중 9만 평 어린이정원 조성… 4일 전격 국민개방미군 숙소, 홍보관·도서관·전시관 등으로 리모델링해 활용키로대통령실 "120년 외국군 주둔의 역사 끝내고 주권회복 상징 의미"
  • ▲ 2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 정원'의 '전망언덕'에서 바라본 대통령실 청사.ⓒ손혜정 기자
    ▲ 2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 정원'의 '전망언덕'에서 바라본 대통령실 청사.ⓒ손혜정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을 앞둔 오는 4일 용산공원 일부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해 국민에게 전격개방한다.

    어린이정원 부지는 청나라 군대부터 일본군, 미군에 이르기까지 120년 동안 외국군 주둔기지로 사용되면서 우리 국민에게는 출입이 금지된 '금단의 땅'이었다.

    대통령실은 2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어린이정원을 사전 공개하면서 "취임 1주년을 맞아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으로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졌다"고 밝혔다.

    이번에 우선 개방하는 반환 부지는 2022년 반환된 약 18만 평의 용산미군기지 가운데 대통령실과 인접한 약 9만 평을 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우리 측에 74만 평을 반환하기로 했고, 용산공원의 총 부지 조성 면적은 17만 평 부지를 추가로 확대한 약 90만 평에 이른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대통령실 이전을 계기로 기지 반환을 위한 한미 간 합의가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반환 부지는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금단의 땅'이었던 곳으로, 외국군 주둔의 역사를 끝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주권회복의 상징적 장소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어린이정원은 종전 미군기지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되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여가공간 등으로 조성됐다. 전체 공간은 주출입구로 들어와 마주하게 되는 장군 숙소와 정원의 중심이 되는 잔디마당과 전망언덕, 그리고 동쪽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로 구성된다.

    주출입구는 1945년 해방 후 미 7사단 사령부의 정문으로 사용됐으며, 용산미군기지에 있던 총 21개 출입구 중 14번째, '게이트14'로 불렸다. 이곳은 대통령실과 가장 가까운 출입구이자 어린이정원 방문객을 주로 맞이하게 된다.

    주출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방문객을 맞이하는 홍보관에는 조선시대부터 일제시대, 해방 후 미군 주둔에 이어 '용산 개방 시대'까지 용산기지의 120년 역사를 담은 지도와 연표, 영상 등을 볼 수 있게 했다.
  • ▲ 미군 숙소를 리모델링한 용산어린이정원의 도서관.ⓒ손혜정 기자
    ▲ 미군 숙소를 리모델링한 용산어린이정원의 도서관.ⓒ손혜정 기자
    장군 숙소 지역은 실제로 미군 장교들이 거주했던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을 문화·휴식·편의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건물의 외관과 거리·마당 등 외부 공간을 그대로 보존해 마치 미국 소도시에 온 것 같은 이국적 풍경이다.

    특히 '용산 서가'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와 어른을 위한 '사색'이라는 주제의 두 공간으로 구분해 관람객의 휴식과 독서를 위해 마련됐다.

    전시관에는 '온화(溫火, Gentle Light)'- 따스한 불빛으로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의 미래를 밝히다'를 주제로 1500개의 전통 창호 모양의 빛을 구현한 사일로 랩의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만나볼 수 있다.

    잔디마당은 서울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약 2만 평 규모로, 어린이정원의 중심에 펼쳐져 있다. 과거 4곳의 미군 야구장이 있던 곳을 새롭게 단장했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의 휴식처이자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마련됐다. 마당 주변으로는 가로수길·하늘바라기길·들꼿산책로 등 세 가지 산책로가 조성됐다.

    또 마당 한편으로는 어린이정원은 물론, 남산·용산도심·국립중앙박물관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언덕이 위치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 미국의 백악관 앞 공원과 같은 열린 소통공간으로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향후 어린이정원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해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캐릭터 전시, 화분만들기·페이스페인팅 등 체험 이벤트, 용산어린이정원 탐방 스탬프 투어 등을 진행하는 한편, 생활체육행사, 클래식 음악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어린이정원 입장은 공식 홈페이지(www.yongsanparkstory.kr)를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주출입구 또는 국립중앙박물관 북측 담장과 연결되는 부출입구를 통해 입장할 수 있다. 별도의 주차공간은 마련돼 있지 않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을 가꾸는 데 힘쓰는 한편,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더욱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