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이 다 드러난 것 아니냐다… 십자가 지고 희생하는 모습 보여야""이정근 개인 일탈이라고 하면 비겁해져… 멋있게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이른바 '돈 봉투 파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계 은퇴'를 주문했다.

    유 전 총장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이 돈 봉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송 전 대표는 좀 억울하기는 억울할 것이다. '나만 그랬느냐? 다들 그랬을 텐데' 이런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주변의 사람을 잘못 썼든 어쨌든 간에 녹취록이 다 드러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그러면서 "좀 구질구질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 '내가 다 책임지겠다' 이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계 은퇴 선언까지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유 전 총장은 "당연하다"며 "이래 놓고 미련을 가진들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총장은 "이것을 다 책임지고 자기가 십자가를 지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아주 추하게 마무리 된다"고 우려했다.

    앞서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또다른 핵심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는 "그럼 사람만 좀 비겁해진다. 멋있게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검찰은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이 2년 전 전당대회 때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를 수사 중이다. 

    "전당대회에서 주고받는 것들은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본선거에서 그 돈을 쓰다 들킨 것에에 비해 죄의식이 더 약하다"고 지적한 유 전 총장은 "우리 한 식구끼리 좀 도와 달라고 그러면서 그 사람 도와 주려고 대의원을 만나서 대포도 사고 그래야 할 것 아니겠느냐. 그것을 활동비로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총장은 다만 "괜찮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이것을 좀 더 투명하게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을 좀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과 관련해 해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