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제임스 밴플리트·월턴 워커 장군 후손들, 尹 방미 일정 동행천안함·목함지뢰 등 北 도발로 부상 당한 장병들도 "동맹 공고화"尹대통령 "한미동맹, 이해 대립해도 충분히 조정 가능한 가치동맹"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받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연단에서 내려가자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받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연단에서 내려가자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정부와 대통령실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맞춰 한미 전쟁영웅의 후손 등과 동행하는 등 상징적인 일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관계자는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4월 말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일정에는 국가보훈처 추진으로 6·25전쟁 한미 영웅의 후손들이 함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 한 오찬 일정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동맹 관련) 상징적인 일정을 타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는 6·25전쟁 당시 '다부동전투'에서 북한군의 침공을 막아낸 고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씨가 함께한다는 전언이다.

    다부동전투는 1950년 8월3일부터 29일까지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일대에서 백 장군의 육군 1사단과 미군 2개 연대가 북한군의 침공을 막아낸 가장 치열한 전투로 평가받는다. 이 전투를 통해 국군과 유엔군은 전열을 재정비해 반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미 8군사령관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외손자도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밴플리트 장군은 6·25전쟁 중 중공군의 공세를 뚫고 북위 38도선 북쪽으로 전선을 북상시킨 명장으로 평가받는다. 육사 4년제 재건 지원을 추진해 한국 육군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밴플리트 장군의 아들 제임스 밴플리트 2세도 6·25전쟁에 자원해 B-26폭격기 조종사로 활약했지만 작전 중 실종됐다.

    '낙동강 방어전의 영웅'인 월턴 워커 장군의 후손도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참석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 장군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최후의 방어선인 '워커라인'을 사수해 인천상륙작전을 가능하게 만든 영웅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워커 장군은 함께 6·25전쟁에 참전했던 아들 샘 워커 대위가 근무하던 부대로 이동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숨을 거뒀다.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는 또 최원일 전 천안함장과 천안함 폭침 생존 장병인 전준영 예비역 병장, 군 복무 중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한 김정원 육군 중사, 하재헌 예비역 육군 중사 등 8명도 동행한다.

    이들은 방미 기간 한미동맹재단이 주최하는 만찬에 초청됐다. 다만 해당 만찬에 윤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와 관련해 재단 관계자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대한민국을 지켰고, 지켜갈 세대들이 한미동맹의 현장에서 만나 동맹을 공고히 다지자는 취지에서 부상 장병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을 일주일가량 앞둔 이날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정부의 도·감청 의혹의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신뢰관계가 굳건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며 "이해가 대립하거나 문제가 생겨도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가치동맹"이라고 평가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형제가 다툴 수 있지만 싸웠다고 해서 가족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동맹이 모든 이해관계에서 일치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충분히 이견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