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뇌물 공판서 증인 출석한 유동규 "이재명·정진상에 위례개발 처음부터 보고""이재명 등에 위례사업 수익 및 일정 보고… 정진상은 사업 실패 시 내가 책임져야 한다더라"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위례신도시 사업 당시 진행 상황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에게 수시로 보고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간단한 내용은 정진상에게, 중요 사항은 이재명에게 직접 보고했다"면서 "정진상이 '이 사업 실패하면 너(유동규)가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 등 6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공모 절차 등 추진 과정 전반과 관련해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10월 하순경 위례사업을 정진상 또는 이재명에게 보고했고, 처음 시작부터 보고를 다 했다"며 "진행 상황에 대해 간략한 것은 정진상에게, 중요 사항은 이재명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공모 절차에 대한 진행 계획을 수립해서 이재명과 정진상에게 일정표를 보고한 기억이 있다"며 "공모지침서의 세부적인 내용은 유한기·정영학과 상의했고, 총괄적인 것은 이재명 혹은 정진상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이 공모지침서에는 건설사 참여 배제, 증권사 참여 기준 완화, 타 PF사업 참여 실적 가산점 부여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이 조성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최종 시행사로 선정하기 위한 조건들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사실상 내정한 상태에서 2013년 11월1일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섰다는 의미다.

    유 전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으로 개발사업 시행사를 내정하고,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준비도 해놨다'는 내용을 정진상에게 보고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보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공모일정 보고 이후 정진상은 '팀이 2개 이상이 되지 않으면 공모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위례에는 없다'는 말을 했다"며 "당시 재공고할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했고, 단수로 신청해도 진행돼야 한다고 하니, 정진상이 '알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당시 정진상이 저에게 이 사업 실패하면 너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위례사업 공모 절차를 앞두고 이재명과 정진상에게 위례사업을 통해 예상되는 수익과 향후 일정을 보고한 사실이 있다"며 "남욱이 준 사업계획서를 이재명과 정진상에게 보고했고 '가능하면 진행해'라는 오더가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래서 남욱을 실무자 중에서 가장 높은 유한기(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에게 소개해 줬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일반적 상황이라면 2주 안에 360억원의 사업부지 매매계약금 조달이 불가능한 일정이지만, 이미 남욱 등과 협의해서 정보를 공유했다"고도 밝혔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2013년 11월20일까지 360억원에 달하는 사업부지 매매계약금을 조달해야 했다.

    민간사업자 공모 이후 2주 남짓한 시간에 수백억원의 돈을 마련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황이라면 불가능하지만, 사전에 '짬짜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취지의 진술이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위례사업 추진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뿐만 아니라 성남시청 공무원들까지 투입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토지 매각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2013년 9~10월 LH와 부지 매각에 대해 협의했으나, 10월4일 LH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힌 유 전 본부장은 "이후 같은 해 10월10일 성남시 사업추진과장 등 성남시 관계자들이 직접 LH 본부장 등을 만나 부지 매각과 관련해 협의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LH는 해당 부지를 민간분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저희들(성남도시개발공사)이 해보다가 안 돼서 정진상이나 이재명에게 가서 '성남시가 나서 줘야 한다'고 부탁했다"고 부연했다.

    정 전 실장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관련 비공개 내부자료를 민간업자 측에 유출해 210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2021년 9월29일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또한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대장동 개발이익 중 일부인 428억원을 나누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7회에 걸쳐 총 2억4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할 당시 측근으로 꼽힌 정진상·김용·유동규. ⓒMBN 방송 화면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할 당시 측근으로 꼽힌 정진상·김용·유동규. ⓒMBN 방송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