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영매체, 태양절 김정은 공개 행보 보도 없어집권 이후 두 번째… '개인 우상화' 선전선동 관측
  • ▲ 북한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4월 15일) 111주년을 기념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청년학생들의 야회 및 축포발사가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4월 15일) 111주년을 기념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청년학생들의 야회 및 축포발사가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111회 생일(태양절·4월15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두 번째 불참이다. 일각에선 "우상화 초점을 선대에서 개인으로 옮겨가는 선전선동 전략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이 15일 금수산궁전을 찾아 참배하는 등 공개 행보와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당·정·군 핵심 간부들 역시 참배 현장을 찾았다는 보도는 없었다. 금수산궁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동상 찾아 헌화" 통상 보도

    대신 이날 평양에서 열린 제8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를 했다는 통상적인 내용의 보도만 있을 뿐이었다. 

    김정은은 과거 김일성의 생일과 김정일의 생일(광명성절, 2월 16일)이면 늘 고위간부와 함께 금수산궁전을 찾아 묘소 참배를 하곤 했다. 북한 매체 역시 이를 당일 또는 다음날 오전에 보도했으나, 이번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김정은이 공식 집권한 2012년 이래 태양절 맞이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 4월로, 당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바 있었다. 올해 광명성절 81주년에도 김정은이 선대 묘소에 참배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우상화 초점을 선대보다 '김정은 개인'으로 차츰 옮겨가는 선전선동 전략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국방력 강화 집중에 '선대 우상화 불필요' 관측도

    올해 태양절 경축 행사를 예전처럼 이어가고는 있지만, 김정은은 본인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기념일(4월 11일)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기념일(4월 13일)을 성대하게 챙기는 모습이다. 

    또한 올해가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 데다, 국방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일정 속에서 굳이 선대 우상화 행사에 얼굴을 비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지난 13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이달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관련 일정을 챙기고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 등에 대응해 전략·전술 핵무기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데 주력해왔다"며 "특정 사안에 집중하거나 적극적으로 보여줄 시기에는 광명성절과 태양절 참배를 생략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