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사퇴로 공석이던 윤리위원장 임명… '이준석 가처분' 당 대리인김재원 징계 '1호 안건' 가능성… 김기현 "윤리위가 독자적 판단할 것"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공석이던 당 중앙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를 임명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실언을 쏟아낸 김재원 최고위원을 징계하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계를 확실히 끊어내라는 압박이 거센 만큼 윤리위 차원에서 엄격한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중앙당 윤리위원장에 황 변호사를 임명했다. 황 신임 윤리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5기로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다. 국내 최대 로펌 중 하나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신임 윤리위원장에 이준석사태 때 당 대리인 맡은 황정근

    황 윤리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서 국회 측 대리인단을 이끌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반발하며 낸 효력정지가처분신청 사건에서는 국민의힘 측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당의 기강을 세우는 대표적인 위원회인 만큼, 신임 위원장을 중심으로 위원 구성까지 조속히 완료해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높은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징계한 이양희 전 위원장이 지난달 사의를 밝히면서 공석이었다. 신임 윤리위원장이 임명된 만큼 당과 협의를 거쳐 조속히 윤리위원단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가 구성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5·18 헌법 수록 반대' '전광훈 우파 통일' 등의 발언으로 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김 최고위원 징계 여부가 1호 안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총선 압승을 목표로 힘차게 출범한 김기현 지도부는 '허니문' 기간도 갖지 못한 채 지도부의 잇따른 실언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김 대표가 전 목사를 두고 '당원이 아니다'라며 연일 선을 긋고, 김 최고위원도 한 달간 자숙에 들어간 상태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 최고위원을 징계해 총선을 앞두고 확실한 기강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윤리위 1호 안건으로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윤리위는 독자적으로 안건을 상정하고 진행하게 돼 있다. 당대표가 관여할 수 없다"며 "윤리위에서 알아서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 징계와 관련 "당내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여러 강경한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대표가 임명한 윤리위원장께서 합리적으로 결정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서 "전광훈 문제 당론으로 수습하자" 촉구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은 12일 김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소집한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전 목사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전 목사가 20만~30만 당원을 우리 당에 심어놨고 그 힘으로 당이 버티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서로 눈치 본다고 말 못할 텐데, 당론으로 결정해 빨리 수습해야 한다. 목사 손아귀에 우리 당이 움직여지는 그런 당이 돼서는 안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집권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며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에 더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으로 논란을 촉발한 조수진 최고위원 등 지도부 인사를 대상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편, 국민의힘 최고위는 이날 당무감사위원장에 신의진 전 의원을, 청년대변인에는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했던 김가람 전 한국청년회의소중앙회장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