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책임론' 뒤숭숭… 김기현, 기강 잡기 총력한동훈 송파, 이복현 동작설… 석동현, 이시원, 이원모 출마설도수십 명 단수공천은 불가능… 시·도당위원장회의 열어 기강 점검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4·5 재·보궐선거 참패에도 원인 분석 없이 침묵을 이어가던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선 1년 앞두고 공천 후보자 자격심사 강화와 검찰 출신 정부 인사 대거 공천설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지도부의 잇따른 자책골로 인한 리더십 부재라는 지적이 나오자 혼란스러운 내부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아울러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 시·도당위원장회의를 소집해 총선을 앞두고 전국 당 조직 점검에도 나선다.

    위기의식을 느낀 김 대표가 기강 잡기 행보에 나섰지만,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총선을 앞두고 목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전 목사와 당의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지도부의 또 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김기현 "공천 과정에서 계파 따른 차별 없을 것" 공개 발언

    김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검사 공천이니 어떠니 하면서 시중에 떠도는 괴담은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특정 직업 출신이 대거 공천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당대표인 제가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계파에 따른 차별도 없을 것이며, 정당하지 않은 인위적 인물 교체로 억울한 낙천자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공천 후보자 자격심사 강화를 내걸었다. 김 대표는 "공천 후보자의 자격심사도 강화해 평소 언행은 물론 강력범죄·성범죄나 마약, 아동 및 청소년 관련 범죄, 음주운전 및 스토킹 범죄도 공천 심사 기준으로 삼고 학교폭력 등 자녀 문제도 꼼꼼히 살피도록 하겠다"며 "저는 당대표로서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향식 공천 원칙을 엄격히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의 잇따른 실언 논란에 평소 언행까지 공천 후보자 자격심사에서 한 번 더 살피고,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국가수사본부장직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민심에 부합하는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의지다.

    총선 때마다 반복되는 칼바람에 與 분위기 뒤숭숭

    출범 한 달 만에 살얼음판을 걷는 김기현 지도부는 당 안팎으로부터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최측근 등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검찰 출신 참모진의 공천설이 끊임없이 나오며 현역의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각각 송파와 동작 공천설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40년지기인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 검사 출신의 총선 출마설에 불이 붙고 있다.

    내년 4월10일 치러지는 총선을 1년 앞두고 이른바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지역 등 영남권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살생부' 이야기가 나오자 김 대표가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독인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검찰 출신 인사들의 수십 명 단수공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마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분명히 대통령 탄핵까지 운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지역에서 단수공천이 있겠지만, 경쟁력 있는 현역이 자리한 지역에 검사 출신을 꽂아 넣어 국민의힘 후보와 당 출신 무소속 후보가 경쟁해 민주당에 한 석이라도 내준다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오는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 시·도당위원장회의를 소집한다. 전국선거인 총선에 앞서 전체적인 당 조직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회의에는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참석해 당 차원에서 시·도당위원장들의 각성을 당부할 예정이다.

    정치권 훈수 시작한 전광훈 관계 끊어내기가 최대 숙제

    김 대표가 재·보선 참패 이후 기강 잡기에 나선 상황에서 전광훈 목사라는 '먹구름'이 당을 뒤덮고 있다. 전 목사는 이날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는 (국민의힘) 200석 서포트가 목표"라며 "정치인들은 권력을 가지기에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하다. (정치인은) 전 목사의 통제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귝민의힘 지도부는 전 목사가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라며 관계를 끊어내는 데 주력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 당원도 아닌데"라고 선을 그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그분(전 목사)이 다른 당의 대표인데 왜 그분의 발언이 우리 당에 연결되느냐. 저희가 평가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전광훈 씨처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극단적 언행을 하는 인물의 영향을 받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마치 국민의힘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왜곡하는 발언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