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6일 오전 7시10분, 평양 순안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日 방위성 "70분간 1000km 날아 홋카이도 서쪽 250km, EEZ 밖에 떨어져"합참 "일각에선 고체연료 ICBM 추정하지만… 가능성 낮게 보고 있다"美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 동해 상공 비행…'北 도발' 보고 있었다
  •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뉴시스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뉴시스
    북한이 한일 정상회담 당일인 16일 오전 동해상으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지난해 말 발사됐던 '화성-17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이틀 간격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시간대를 노려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일 협력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7시10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이 포착됐다. 

    이 미사일은 정상 각도가 아닌,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비행시간은 1시간 이상으로 방향은 동쪽이지만, 러시아와 근접한 지점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때보다 북쪽으로 발사된 셈이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북한 ICBM이 약 70분간 약 1000km를 날아 일본 홋카이도 오시마오시마(渡島大島) 서쪽 약 250km 지점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정점고도는 6000여km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탄착지점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이다. 

    합참은 이날 미사일 발사를 확인한 이후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이 고체연료를 활용한 신형 ICBM을 개발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고체연료 ICBM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군 당국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첫 선을 보인 신형 ICBM은 9축18륜 TEL(이동발사대) 위 원형발사관(캐니스터)에 실린 형태로 광장을 통과했는데, 571·572·573·574 등의 번호가 적힌 TEL에 탑재됐다.
  • ▲ 지난달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지난달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 "한미가 긴밀한 공조하에 추적하고 있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틀 간격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발사 전에 상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동해 상공을 비행하며 대북 감시임무를 수행했고, 우리 공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도 한반도 주요 상공을 날며 정찰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코브라볼은 지난 14일 오전 7~8시쯤에도 동해로 출격했는데, 당시는 북한이 장연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시점과 맞아떨어진다. 북한의 도발 상황을 한미가 실시간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미 공군이 2대만 보유한 RC-135U '컴뱃센트' 정찰기도 서해 상공에서 장시간 비행하면서 오후까지 감시활동을 펼쳤다. 컴뱃센트는 적 레이더 전파를 잡아낸 뒤 적의 방공망을 분석하고, 미사일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를 수집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달 18일 순안에서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당시 '화성-15형'은 고도 5700여km, 비행거리 약 900km로 분석됐으며,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해 11월18일 북한은 '화성-17형' 시험발사에서 '단 분리'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화성-17형'은 최고고도 6100km, 비행거리 1000km, 최고속도 마하 22(음속의 22배)를 기록했다.

    북한은 이달 들어 총 네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9일 '신형전술유도무기'인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을 발사했으며, 12일에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14일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이는 지난 13일부터 한반도 일원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 '자유의방패(Freedom Shield)'에 따른 반발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5차 확대회의를 열었다. 

    당시 회의에서 북한은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 도발 책동이 각일각 엄중한 위험계선으로 치닫고 있는 현정세에 대처하여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의 결정되였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여기서의 '중대한 실천적 조치'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사일 도발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회담한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양국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3국 간 미사일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등 공동대응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발해 북한이 한일 정상회담 당일 윤 대통령이 출국하기 3시간 전을 특정해 ICBM을 발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