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전광훈 예배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수록 불가능" 발언"표 얻으려 조상 묘도 팔아" 망언도…논란 확산되자 "개인 의견"野 "정치 혐오 조장"… 與 이용호도 "선거 전략인 양 치부 유감"
  • ▲ 전광훈 목사가 주관한 예배에 참석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의원.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 전광훈 목사가 주관한 예배에 참석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의원.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18 정신의 헌법 수록과 관련해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다"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사퇴를 촉구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재원 "5·18 정신 헌법수록 불가능… 표 얻으려 조상 묘도 팔아"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보수 성향의 전광훈 목사가 주관하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에게 "이번에도 우리가 김기현 장로를 밀었는데, 우리에게 찬물을 던졌다"며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한다. 그런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고 물었다. 호남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제안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어 전 목사가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아닌가"라고 말하자,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SNS를 통해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부모 묘소가 훼손됐다고 전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기조와 배치되기도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공약으로도 제시했고, 당선 이후인 지난해 5월에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 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역시 지난해 5월 지방선거 호남 유세에서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불가능하다고 반대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지 않나. 곧바로 개헌할 듯이 이야기하면서 말하니까 '지금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상 묘도 판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선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野 "당직 박탈해야"… 與 내부서도 "아무리 사견이라 해도" 비판

    김 최고위원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5·18 정신 훼손, 지역 감정과 정치 혐오를 조장한 김 최고위원의 당직을 박탈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시당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함부로 하지 못할 망언을 여당 '최고위원' 신분에 있는 자가 쏟아냈다"며 "지역감정과 정치혐오를 조장한 것으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5·18 정신 헌법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5·18 기념식에 참석해서는 '5월 정신은 보편의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했다"며 "그런데 자타공인 '친윤'이라는 김 최고위원이 5·18 망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5·18 정신 헌법 수록 공약을 선거전략 차원의 발언인 양 치부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5·18 정신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가 인정한 민주화 역사 그 자체"라며 "아무리 사견이라고 해도 대통령께서 신중하게 발표한 공약을 '조상 묘' 운운하며 가벼이 평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내년 총선은 전국민의 심판을 받는 선거로 건전하고 합리적인 중도층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선거"라며 "김 최고위원이야 TK(대구·경북)가 지역구라 마음이 편할지 모르나 우리 당 내에도 호남, 수도권 등 험지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17.55%를 득표해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