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지지기반 없던 안철수…'윤안 연대' 내세우며 입지 좁아져부산부터 당원들과 만남…'불복' 황교안에 선 그으며 재기 노려安, 김기현과 통화서 당선 축하…실무진간 일정 조율해 곧 회동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결선투표 없이 2위에 그친 안철수 의원의 다음 행보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윤심' 후보로 꼽힌 김기현 대표에 맞서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로 역전을 노렸다가 친윤계로부터 집단포화를 맞는 등 당내 입지가 좁아져 상처만 남은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당대회 마지막까지 대통령실 선거 개입 문제 제기로 갈등을 벌였지만, 이후 '원팀'을 강조하며 김기현 지도부에 힘을 실은 만큼 재기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차주부터 지방 돌며 지지자들에 감사 인사

    10일 안철수 의원 측에 따르면, 안 의원은 다음 주부터 전국을 돌며 자신을 지지했던 당원들을 만난다. 고향인 부산을 시작으로 경남, 대구, 경북 등 당내 핵심 지지층이 밀집된 지역부터 찾는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은 이날 캠프 해단식 후 기자들과 만나 "캠프에서 열심히 고생하셨던 분들께 감사드리고 응원하는 자리였다. 충분히 말씀 나누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떠났다.

    안 의원은 김 대표와 함께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며 '2강' 구도를 굳혔다. 그러나 김 대표가 선거 초반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구축하고 안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등장하지 않으며 조직력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반전을 위해 황교안 전 대표와 함께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선거 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지만, 결과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전당대회에서도 23.37%의 득표율로 김 대표(52.93%)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승규 고발 취하엔 "내부적으로 거론된 바 없어"

    이런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 이후 원팀을 위해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선거 개입 의혹 관련 고발을 취하할지 주목된다. 안 의원 캠프는 앞서 지난 7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이 전당대회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강 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바 있다.

    다만 안철수 캠프 김도식 총괄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고발 취하는 어떠한 것도 내부적으로 거론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당대회 이후라도 김 대표의 진상이 규명돼야 하냐는 질문엔 "(안 의원이) 원팀으로서 통합과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고 응원하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여지를 남겼다.

    안 의원은 지역 방문 중 당 화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김기현 지도부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며 "저 역시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을 방문해 지지층의 탈당 등 이탈을 막고 향후 정치 행보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코너에 몰린 안 의원의 탈당을 점쳤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결선투표에서 연대까지 시사했던 황 전 대표가 선거 이후 곧바로 투표 조작설을 제기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던 것과 달리 안 의원이 곧바로 화합 메시지를 낸 것도 황 전 대표와 선을 그으며 추후 당의 주류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무진간 대화 통해 조만간 김기현-안철수 회동

    안철수 의원은 김기현 대표가 당선된 이후 통화에서 축하와 격려를 전했다고 한다. 양측은 회동 날짜를 조율하고 있고 조만간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김도식 본부장은 "당 대표실에서 일정 조율차 (저희 측) 실무진에 연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 내부에선 수도권 현역 의원에다 전국민적 인지도를 보유한 안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의원이) 원팀이 되자고 말하고 우리 당의 일원으로 활동할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낙선에 대해서 완벽하게 승복했다"며 "그런 자세가 앞으로 우리 보수 진영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내에서 충분히 많은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기간 김기현 대표의 후원회장을 지낸 신평 변호사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귀중한 존재다. 김 대표가 포용의 태도를 당연히 보여야 한다"며 "안 의원만한 역할을,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분이 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