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3000명 출당 압박에도… 박지현 "모두 찬성표 던져야"유인태 "이재명, 대선 지고도 보선 출마 꾀죄죄해 보여"진중권 "李, 혐의 너무 많아… 더 비판 받는 것은 민주당"
  • ▲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종현 기자
    ▲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가운데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가결을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이 최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했다 4만여 명의 당원들로부터 출당 요구를 받았음에도 거듭 가결을 호소한 것이다.

    4만3000명 출당 압박에도… 박지현 "가결" 주장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도 정말 그만하고 싶다. 끝없는 악플(악성 댓글)과 출당 청원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계속 (가결을)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민주당과 이 대표의 추락이 너무나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온라인 당원 청원 사이트인 '국민응답센터 청원'에는 지난 16일 박 전 위원장을 대상으로 탈당, 출당권유 등 중징계를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선 때 약속한 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민주당 의원들 모두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라고 강력히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일부 민주당 당원이 반발해 청원을 올린 것이다. 

    이 청원에는 24일 오후 기준 총 4만30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 마감일인 오는 3월18일까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당 지도부는 이 청원에 답변해야 한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나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검찰의 난동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거듭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호소했다.

    박지현 "민주당 의원 대부분 비슷한 심정일 것"

    박 전 위원장은 "검찰을 앞세운 윤석열 대통령의 폭정도 안다"며 "이럴 때 단일대오를 해야 한다는 말에도 매우 공감하지만, 단결의 목표는 민주당을 살리고 국민을 지키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한다. 도망가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당한 이재명이 돼 달라"고 읍소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정녕 이 대표께서 끝까지 부결을 고집한다면 민주당을 살릴 방법은 민주당 의원들의 결심뿐이다. 이 대표께서 생각을 바꾸도록 의원 한 명 한 명의 가결투표 성명을 올리는 방법도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전 위원장은 "부결이 민주당을 살릴지, 가결이 민주당을 살릴지 진정으로 생각해보면 좋겠다"며 "부결 이후 대안이 있다면 저도 말을 않겠지만, 단일대오로 검찰의 계속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저는 두렵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뜻을 모을 경우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박 전 위원장은 "대부분 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심정일 거라 생각한다"며 "다음 총선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살아남고 싶다면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李, 억울하면 영장실질심사 한 번이라도 받아라"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23일 이 대표를 향해 "영장실질심사를 한 번이라도 받으라"고 조언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사실상 뜻을 모은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자기가 억울하다고 했으면, 그동안 불체포특권 내려놓겠다고 여러 번 공약도 했으면 굳이 꼭 그렇게 가결에 목맬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검찰이 좀 무도하다고 하는 데는 동의를 한다"면서도 "그런데 기본적으로 이 대표가 대표 나온 것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유 전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앞으로 정치를 하려고 그러면 좀 감동적인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선거에서 지고 인천 보궐선거 나가고 한 모양들이 어쩐지 좀 꾀죄죄해 보인다"고 맹폭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검찰도 비판을 받겠지만, (계속 부결시키면) 더 비판 받는 것은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 교수는 이날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백현동, 대북송금, 정자동 등 사건이 남아 있다. 검찰은 살라미식으로 체포동의안을 계속 국회로 보낼 것"이라며 "혐의가 너무 많다. 보통사람이면 하나에 전 인생을 바쳐도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