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도태평양사령부, 22일 'Sea of Japan(일본해)'으로 표기"훈련 조율하고 직접 참가했는데… 軍, 안일한 대응" 지적
  • ▲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2일 한미일 3자간 미사일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훈련 장소를 'Sea of Japan'으로 표기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2일 한미일 3자간 미사일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훈련 장소를 'Sea of Japan'으로 표기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미군이 지난 22일 실시한 한·미·일 미사일방어훈련 장소를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문제점으로 지목되면서 올해 첫 3국 연합훈련에 작은 오점을 남기게 됐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2일 홈페이지에 한·미·일 3자간 탄도미사일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훈련 장소를 'Sea of Japan(일본해)'이라고 적었다. 인태사령부는 이날 훈련을 통해 동맹국인 한·미·일 3국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훈련은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에서 약 185km, 일본 본토에서 약 120km 떨어진 지점에서 진행됐다. 공해(公海)상에서 진행됐으나, 미군은 '동해'와 '일본해'를 공동 표기하거나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공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1개의 명칭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 지명위원회(BGN)는 일본해를 공식 표기로 인정하고 있다. 광범위하고 현재 사용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해당 훈련을 조율하고 직접 참가한 군 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군의 동해, 일본해 표현 여부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전례를 보면 이번 논란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 지난해 10월 6일 한미일 3국이 실시한 미사일방어훈련에 대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waters between Korea and Japan'으로 표현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 지난해 10월 6일 한미일 3국이 실시한 미사일방어훈련에 대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waters between Korea and Japan'으로 표현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미군은 지난해 10월 6일 한·미·일 3국간 실시한 미사일방어훈련에 대해 '일본해'라는 자국의 공식 표현 대신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waters between Korea and Japan)'이라는 표현을 썼다. 당시 미군은 '일본해'로 최초 표기했다가, 위처럼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으로 바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6일 진행한 한미연합훈련 때는 장소를 '동해'로 표시했다가 이후 일본의 항의로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 등으로 수정됐다.

    따라서 우리 군이 사전에 이같은 민감한 사안을 충분히 인지하고, 조율할 수 있었음에도 '정치적 사안'이라는 이유로 이를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번 문제로 지목되면서도 군 당국이 똑같은 논란을 반복해서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미군에 동해로의 수정 표기를 요청했다'는 뒤늦은 해명을 내놨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3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일본해'라고 표기했고, 아직 그것을 변경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했다"며 "미 측에 그러한 사실을 수정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실장은 "한·미·일이 이번 훈련을 계획하면서 훈련의 방식과 내용, 목표, 참가 전력 등을 협의해서 훈련 목적을 달성했다는 데 그 중점이 있다"며 "훈련 세부 단계와 과정에 대해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일 3국은 22일 오전 9시부터 약 5시간 동안 동해상에서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을 진행했다. 우리 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배리함(Barry, 6900t급)'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인 '아타고함(7700t급)'이 참가했다.

    3국 해군은 탄도미사일 표적정보를 공유하면서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 및 요격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이어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일이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