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기현 투기 조사단' 꾸려…전대 경쟁자들도 집중 공세1800배 시세차익 의혹에…김기현, 팩트체크 자료로 조목조목 반박"1998년 매입 당시 공시지가 200~400원…2022년 1000~2000원""세상에 자기 땅 밑으로 터널 뚫어달라고 요구하는 지주 봤나"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울산 KTX 의혹'과 관련해 23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법적 조치까지 강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쟁 후보들의 거듭되는 공세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와 관련한 진상조사단까지 만든다고 예고하자 직접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땅 연결도로 의혹은 전형적인 모함이자 음해"라고 질타했다.

    이 의혹의 핵심은 울산의 KTX 노선이 김 후보가 1998년 2월에 매입해 소유하고 있는 땅인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의 임야(약 3만5000평) 쪽으로 변경돼 김 후보에게 1800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안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와 관련해 자신을 둘러싼 ▲1800배 시세차익 ▲도로계획 변경 논란 등에 대해 근거를 내세우며 반박에 나섰다.

    우선 김 후보 측은 팩트체크 자료를 통해 1800배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캠프에 따르면 매입 당시(1998년 2월) 임야의 개별공시지가는 약 200원에서 400원대였고, 2022년 기준으로는 1000원에서 2000원대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 1800배 시세차익 의혹을 제기했던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울산 울군 언양읍 구수리의 A회사 언양공장 사원 아파트 부지인 '6차선 도로 옆 아파트 부지'를 기준으로 비교했다며 금액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은 "이 부지의 기준 평당 (거래 가격인) 183만원을 저의 임야에 대입해 1800배라고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도로 계획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후보 측은 자료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는 후보들조차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행위를 하지 않은 당사자에게 입증하라고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울산시장이 민주당 소속의 송철호 시장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민주당 송철호 시장 재임 시절인 2019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도로계획 변경) 연구용역을 진행했다"며 "모두 김 후보 임야 밑으로 지하터널 도로계획이 선정돼 승인됐다"고 말했다.

    또 KTX울산역 설치계획 내부 정보를 빼내 임야를 취득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노선 변경 및 역사 설치는 울산시 권한이 아니고, 중앙정부가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했다"며 "KTX 울산역·삼동 도로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삼동면민·울산시장 간담회가 열린 2006년 3월 이후로, 임야를 매입한 1998년 2월21일과 약 8년1개월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이 당 내부에 진상조사단을 꾸리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적극 환영한다"며 "제발 흐지부지, 용두사미 하지 말기 바란다.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2년 전 제가 우리 당 원내대표였을 때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게이트 물타기를 위해 허위 사실을 갖고 울산 땅을 공격하더니 이번엔 저 김기현이 우리 당대표로 유력해지자 발등에 떨어진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을 물타기하기 위해 다시 재탕, 삼탕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세상에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을 뚫어달라고 요구하는 지주 봤느냐"며 "땅 밑으로 터널이 뚫리는데 땅값이 1800배 올랐다는 허무맹랑한 말을 마구 지껄여도 되는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궤변의 연속"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허위사실을 계속 유포하거나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부득이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으로 자신을 향해 공세를 가하는 당대표 후보들을 향해서도 "민주당의 가짜뉴스를 가지고 같은 당 동지에게 가짜뉴스로 덮어 씌운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토지를 매입한 경위에 대해서는 "은퇴하고 소일거리 삼아 지내고 또 선산도 겸할 생각으로 산 것이기 때문에 팔려고 내놓은 적도 없다"며 "팔려고 내놓아도 잘 안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