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현장 타워크레인노조, 연간 116억 '월례비' 지급받아월급 597만원인데 월례비는 2배 넘는 1285만원 사례도김상훈 "국회 차원에서 월례비 재발 방지책 논의할 것"
  • ▲ 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문제로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서울도심의 재개발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이 멈춰 선 타워크레인을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DB
    ▲ 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문제로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서울도심의 재개발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이 멈춰 선 타워크레인을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DB
    정부가 건설 현장에서 노조의 불법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지급되는 월례비를 불법으로 명시하는 지침을 만들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공부문에서도 연간 약 116억원의 월례비가 지급된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월례비는 일종의 '뒷돈' 혹은 '웃돈'이다. 당초 월례비는 건설사나 시공사가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악천후 등 상황에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작업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지급하는 일종의 사례금 정도였다. 그러나 건설 현장에서 의례적으로 지급하는 관행으로 자리 잡은 만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의원실이 입수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건설공사 현장 내 타워크레인 운용 현황'에 따르면, LH 발주 공사를 수주한 시공사들이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많게는 매달 수백만원의 월례비를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세히 살펴보면 LH 공사 현장의 과반인 50.6%에서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시공사로부터 월례비를 받고 있었다. 지난 1월 기준으로는 현장 83곳 중 42곳, 타워크레인 총 259대 중 136대에 월례비를 지급했다.

    이들의 1인당 월례비는 평균 711만원, 총액은 9억6805만원이다. 해당 금액을 1년간 지급하게 되면 시공사는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월례비만 연 116억원가량을 지급하게 된다. 

    시공사들은 월례비 등 임금을 포함한 공사비 총액을 LH에 청구하는 만큼 사실상 LH가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월례비를 지급하게 되는 셈이다.

    가장 많은 월례비를 지급하는 곳은 인천시 미추홀구의 공사 현장이었다. 해당 현장은 타워크레인 총 6대를 운영하는데, 이들 중 4명이 민노총 소속, 1명은 한국노총, 나머지 1명은 기타 노조 소속이었다.

    이들은 매달 1285만원씩 월례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월급 평균은 약 597만원으로 조사됐는데, 월례비는 이들의 평균 급여보다 2배 더 많은 셈이다. 

    이처럼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월례비 악습이 만연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지난 19일 "원칙적으로 모든 현장에서 지급해서는 안 된다"며 "노조의 탈을 쓴 갈취세력의 불법행위를 철저히 잡아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부가 노조의 불법행위 근절에 드라이브를 건 만큼 국토부는 이번주 내에 경찰청·법무부·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건설노조 불법행위 근절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월례비는 명백한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이고, 부당이득인 만큼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에서 재발 방지 마련책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