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 직경·중량 소형화 등 달성했는지가 관건… 추가 핵실험 필요할 것""정찰기 7대 내려앉은 시간 골라 군사행동" 김여정 주장… 軍 "그 정도 아니다""ICBM 재진입 기술 성공" 北 주장도… 軍 "지상에서 수신할 수 있는 범위" 의문
  • ▲ 북한이 지난 18일 북한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뉴시스
    ▲ 북한이 지난 18일 북한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20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주장한 '600mm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 우리 군은 핵 탑재가 불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연이어 발표한 담화에도 여럿 거짓이 섞여 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시각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7시11분쯤 북한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각각 390여 km와 340여 km를 비행후 동해상에 떨어졌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정밀분석 중이다.

    북한은 미사일이 우리 군에 포착된 지 1시간여 만인 오전 8시17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사격했다"고 이례적으로 자신들의 행각임을 즉시 밝혔다. 통상 미사일 발사 다음날 관영매체에 관련 기사를 실어왔던 이전까지의 사례와는 다르다.

    北, 미사일 발사 행각 이례적으로 즉시 발표했는데… 

    통신은 "600mm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km와 337km 사거리의 가장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면서 "우리 군대의 최신형 다연발 정밀공격무기체계로서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 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거리는 한반도 전역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10월 당 설립 75주년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된 이후 지난해 12월31일 증정식을 통해 30문이 일선에 배치됐다.

    다만, 우리 군은 아직까지 600mm 초대형 방사포에 핵 탑재가 가능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핵 탑재는 현재 제한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핵실험이 필요하지 않겠나. 탄두의 직경이라든지 중량이 소형화돼야 하는데, 그 기술을 달성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시험발사부터 이날까지 종합한 북한 관영매체의 공개보도, 우리 군의 대응 및 발표 등을 종합하면 북한의 과장된 거짓말이 눈에 띈다.

    지난 19일 노동신문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2월18일 오후에 진행됐다"며 "북한의 ICBM 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 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훈련은 사전계획 없이 2월18일 새벽에 내려진 비상화력전투대기 지시와 오전 8시에 하달된 당 중앙군사위원장 명령서에 의해 불의(불시)에 조직됐다"고 강조했다.

    北 "불시에 조직됐다"는데… 실제 발사시간 감안하면 과장

    우리 군 탐지자산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확인한 시간이 이날 오후 5시22분이었는데, 실제 발사까지 9시간20분이나 걸린 셈이다. '불시'라고 대놓고 자랑하기에는 시간적 괴리가 꽤 있다.

    또한 김여정 부부장은 20일 담화에서 "우리 군인들은 명령서에 지적된 가장 적중한 시간, 즉 일기 조건에 따르는 시정거리 관계와 공중정찰에 동원되었던 적 정찰기 7대가 다 내려앉은 15시30분부터 19시45분 사이의 시간을 골라 중요한 군사행동을 취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우리 군 정찰자산의 위치와 상황 등 동향을 모두 파악한 상황에서 '화성-15형'을 발사했다는, 정보전에서 북한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로 지상관제요격기지, 조기경보기지 등 북한의 다수 레이더 방공부대는 북한 전역에서 한반도 전 구역을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모든 사안을 다 알고 조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뭔가 의도한 사실이 있다고 보여진다. 북한 주장이 다 맞는 것은 아니고, 의도된 발표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군 관계자도 "우리 군의 정찰자산이 항공정찰자산만 갖고 분석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능력이 있는데, 항공정찰만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정찰 능력을 낮춰 잡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 정찰자산 시간표를 다 쥐고 빈 곳을 찾아 쐈다고 하는데, 그정도까지 우리 정찰자산을 아는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 실패했다면 탄착 순간까지 탄두의 해당 신호자료들을 수신할 수가 없게 된다"면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성공을 언급한 김여정의 담화와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근거리인 동해쪽으로 떨어지는 시험발사이기 때문에 지상에서도 수신할 수 있는 범위였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18일 발사한 '화성-15형'이 5768.5km까지 상승해 거리 989km를 4015초간 비행했다고 밝히는 등 상세한 계측정보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