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 맡았던 바른미래당 출신이 대다수… "김기현이 윤석열 정부와 코드""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들 지지선언은 의미 없다"… 안철수 측에선 평가절하
  • ▲ 신성섭 전 바른정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신성섭 전 바른정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친유승민계가 중심인 옛 바른정당 전직 당협위원장들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연대·포용·탕평(연포탕)을 강조한 김 후보가 치열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표'라도 끌어와 대세론 이미지를 굳히려는 전략이다.

    아울러 이번에 지지를 선언한 대부분이 당권경쟁자인 안철수 후보가 대표로 있던 국민의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김 후보 측은 안 후보의 리더십 문제를 파고 들 것으로 전망된다.

    친유승민계 30여 명, 김기현 지지 선언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30여 명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에서 이기는 국민의힘, 성공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치적 목적과 뜻을 같이하는 김기현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의 의회독재, 폭거정치는 도를 넘고 있다. 국민에게 말로는 민생을, 행동은 반(反)민생의 '유언묵행'의 정치를 일삼고 있다"며 "민주당의 퇴행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일류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의 제22대 총선 승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국민의힘은 총선 승리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온 국민과 당원의 열망을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시대적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내 통합·화합·단합의 '삼합(合)정치'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김기현 후보는 '5560 비전'(국민의힘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과 연대·포용·탕평의 정치로 제22대 총선 승리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이루고, 국민의힘 그리고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의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다가오는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를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간의 정치적 경험과 역량을 다 쏟아부어 뛰겠다"고 다짐했다.

    바른미래당서 安과 함께한 인사들도 김기현 지지

    이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인사들은 신성섭 전 바른정당 은평갑 당협위원장, 이정선 전 바른정당 중앙장애인위원장 등 친유승민계에 속했던 인물이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인 2017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비박 의원들이 탈당해 창당했다. 친유승민계 인사들은 이후 유 전 의원을 따라 새로운보수당에 몸담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대표 격으로 나선 신 전 위원장은 회견 후 지지 선언이 유승민 전 의원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협의하지 않았다"며 "여러 전직 당협위원장과 협의한 결과 김기현 후보가 총선 승리를 이끌 후보라고 생각해 지지를 선언했다"고 답했다.

    유능종 전 바른정당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김효훈 전 바른정단 양산갑 지역위원장 등 이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인사 대부분은 바른정당과 안철수 후보가 대표로 있던 국민의당이 합당한 바른미래당에서도 활동했다.

    이들은 안 후보가 아닌 김 후보를 지지한 이유로 "안 후보보다 김 후보가 포용력이 있고, 김 후보가 윤석열정부와 코드가 맞는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 같은 지지를 앞세워 안 후보의 리더십 부족을 약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지난 15일 TV조선 주최 전당대회 토론회에서 "안 후보와 그동안 같이했던 사람 중 윤여준·최장집·장하성·금태섭 등이 떠났던 것을 보면서 좀 더 리더십을 포용하는 모습으로 가셨으면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지지 선언의 상징성과 관련 "연대와 포용, 탕평을 통해 우리 당의 대통합을 이루겠다"며 "원팀이 된 힘으로 내년 총선에서 이기겠다는 저의 의지에 힘을 모아 주셨다. 이 힘을 바탕으로 당의 통합을 가속화 해서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으로 총선 압승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安측 "공갈 지지 선언 눈 뜨고 보기 힘들어"

    반면 안 후보 측은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의 지지 선언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후보는 그간 혼자서는 선거를 할 수 없어 온갖 연대에 의존하더니 이제는 '공갈빵 지지 선언'까지 내세우고 있다"며 "집단 이지메 초선 연판장도 국민 보기에 한없이 부끄러웠지만, 연명 없는 공갈 지지 선언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촌극"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후보는 2007년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김 후보 소유 임야를 지나도록 휘었다는 의혹이다.

    김 후보 측은 해당 토지 구매 시기는 1998년으로 과거 일이라며 일부 후보의 의혹 제기에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