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TV조선서 '첫' 방송토론회金 "많은 사람 안고갈 리더십 필요" vs 安 "나부터 내려놔야"千 "장제원 행태 문제 있나"… 安 "있다" 金 "당직 안 맡길 것"
  • ▲ 국민의힘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 국민의힘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당대표 후보자들이 15일 방송토론회에서 맞붙었다.

    TV조선에서 진행된 첫 번째 방송토론회에서 이들은 집권 여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자신이 제일 적합하다고 강조하기도, 상대 후보와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주도권 토론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기현 당대표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갖고 철저히 앞장서서 싸웠다"며 "대장동 의혹을 밝히는데 앞장섰고, 백현동 게이트, 성남FC 등 이런 것들을 갖고 앞장서서 싸웠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이어 "안철수 후보께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던 것을 평가한다"라면서도 "그런데 과연 치열하게 싸웠을까, 그 점에 대해서 기억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사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끝내고 나서 맨 먼저 한 일이 이재명을 잡아야겠다고 목표를 잡았다"며 "그래서 이재명이 살고 있는 곳에서 (2022년) 5월6일에 출마선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안 후보를 향해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서 이끌어가려면 많은 사람들이 안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안 후보자께서는 같이 했던 사람 중에 윤여준, 최장집 장하성, 이런 분들이 떠났던 것으로 보면서 좀 더 리더십으로 포용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에 "3당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그랬던 일이다. 그러다 보니까 선거 때만 되면 당선 확률이 떨어져서 큰 당으로 가게 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라며 "그렇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을 비난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제가 좋은 그런 환경을 만들었으면 이 분들이 안 떠날 수 있지 않았느냐 하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 분당갑'을 지역구로 둔 안 후보는 자신이 강조했던 '당대표 수도권 출마론'을 언급하며 김 후보를 향해 역공을 펼쳤다. 그는 "우리 안방인 울산에서 4선을 하셨다. 16년이라는 기간을 하셨다"며 "그러면 이제 험지에 가실 때도 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여당이 일을 잘 해서 평가를 받아야 하고 '대통령이 잘한다', '우리 여당이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야되는 것이지 집권 여당의 대표가 수도권 출신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국민들이 지지해주거나, 지지해주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당대표부터 나만 살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나부터 내려놓겠다는 마음을 가져야지만 당 동지들이 개혁에 동참하고 국민들이 당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천하람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을 도마 위에 올리기도 했다.

    우선 천 후보가 "최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윤핵관의 핵심이라고 비판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안 후보는 즉각 "그렇다"고 답했다.

    천 후보가 이어 "장 의원의 최근의 행태들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안 후보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안 후보와는 결이 다른 답을 내놨다. 천 후보가 "김 후보님이 당선되면 저희 후보들에게 윤핵관표 공천이라는 딱지가 붙을 것 같다. 당선되면 윤핵관의 공천 영향력을 공천에서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윤핵관이라는 사람이 장 의원 같아 보이는데, 본인 스스로 모든 당직을 안 맡겠다고, 사무총장을 안 맡겠다고 선언을 (했다)"며 "(2선 후퇴는) 다 지키지 않았나. 정무직도 안 맡겠다고 해서 지키고 있고, 당직도 안 맡겠다고 하고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어 "제가 당대표가 되면 절대 당직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염려는 놓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와 장 의원이 가깝게 지내며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형성하자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된 뒤에 장 의원을 사무총장 직에 앉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천 후보는 김 후보에게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 공천권을 요구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기도 했다.

    천 후보는 "대통령께서 만약 총선 막판에 한 10명 정도만 내가 원하는 사람을 TK에 공천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면, 직접 전화를 주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대통령과 얘기를 충분히 나눠본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께서 10명을 정해서 어디에다가 내라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거나 'OX로 풀어보는 정치현안', 두 가지 상황 중 한 가지 상황을 선택하는 '밸런스 게임'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자신을 '안정 속 개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통보수의 뿌리를 20년 동안 한결 같이 지켜온 김기현이 대표가 되면 당이 안정될 것"이라며 "안정된 힘을 바탕으로 각종 개혁과제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총선필승카드'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드린다.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고 곧바로 당대표를 내려놓겠다"며 "안정 의석을 확보한 후에 다른 분이 맡아도 좋다. 저는 오직 총선 승리에 헌신할 생각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밸런스 게임에서는 후보자들에게 '바람직한 당정관계'로 '일심 부부'와 '밀당 연인'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를 주자 황교안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밀당 연인'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일심 부부'를 택한 황 후보는 "충분하게 협의하고 나눠야 되겠지만 결국 뜻이 다를 때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줘야 하고 뒷받침해줘야 된다"며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는데 원칙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정확하게 말하면 밀당하는 건강한 부부"라며 "밀당하면서 민심을 잘 챙기는 일을 해야 한다. 당대표는 민심을 잘 전달하고 쓴소리를 녹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용산과 당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대통령실이) 모든 것을 100% 다 옳게 판단을 못할 수도 있다"며 "그럴 때 당은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서 제대로 바로잡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역할"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당은 다양한 민심·당심을 반영해야 한다. 그 안에서 대화, 토론,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며 "늘 항상 같은 길로 갈 수는 없지만, 대체로는 협력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TV조선 방송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20일에는 MBN에서 두 번째 방송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