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4일 '텃밭' 부산서 3·8 전당대회 후보 합동연설회김기현 "나는 통합 전문가"…조경태와 '김조연대' 결성 과시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탄핵 운운하며 당 분열"…金 정조준 태영호 '4·3 발언' 기존 입장 고수…"사과는 김정은이 해야"
  • ▲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2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당대회에 나서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16명이 14일 부산에서 열린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치열한 선거전을 이어갔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며 당원이 밀집된 지역인 만큼 전략적 요충지로도 꼽힌다. 

    이에 후보자들은 영남권 당심 공략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산업은행 부산 이전·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등 저마다의 공약을 내세우며 한 표를 호소했다.  

    제2차 합동연설회가 진행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현장 분위기는 전날 제주에서 진행된 첫 합동연설회보다 뜨거웠다. 전당대회는 당내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만큼 지지자 약 5000여명이 운집하며 행사장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연설회가 진행되는 건물 밖에서부터 늘어선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그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후보자들 역시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유세전을 펼쳤다. 지지자들과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거나 악수를 하고 명함을 직접 나눠주기도 했다.

    당대표 후보 중에선 천하람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연단에 오른 천 후보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을 거론하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역신·간신배에 빗대 비판했다.

    천 후보는 "조선 시대에도 윤핵관이 있었다. 윤두수 측 핵심관계자였던 원균이 나라를 망가뜨렸다"며 "지금 보수가 처한 위기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을 윤핵관의 손에서 지켜내고 총선에서 승리하는 국민의힘,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후보는 PK의 상징성과 자신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당심 구애에 나섰다. 울산 시장을 지낸 김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과 견제 보다는 자신을 '통합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원팀'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원팀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우리 당이 당내 대통합을 해야 한다. 우리 당은 소수 당이다. 우리 당은 개인플레이에서 못 이긴다.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권은 5년만에 심판받았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민생"이라며 "우리는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려면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 '김기현을 대표로 만들자고 합의를 봤다'며 '김조연대'를 앞세우기도 했다.

    '부산 갈매기' 노래를 부르며 연설을 시작한 황교안 후보는 '정통보수'를 강조하며 제주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대 후보를 향해 "아직은 아니다"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아울러 '정통보수' 정당을 재건하겠다고 약속하며 "거대 야당 횡포에 맞서 강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아들, 부산 사나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안철수 후보는 경쟁상대인 김기현 후보에 견제구를 날렸다.
  • ▲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탄핵발언'을 정조준해 "당 대표 후보라면 탄핵 운운하며 흑색선전으로 당의 분열과 위기를 조장하면 안 된다"며 "그런 사람은 당 대표 후보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자신을 둘러싼 정체성 논란에도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은 제가 봉사할 마지막 정당"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뼈를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 대표는 당의 얼굴이다. 누구인지 국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누군지도 모르고 자기 것도 없이 어딘가에 기대로 얹혀 사는데 거대한 민주당과 싸워 이기는 것은 어림도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공정한 공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 후보는 "공정한 공천관리에만 최선을 다하고 일체 공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이 원한다면 어디든지 출마하겠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붙으라면 기꺼이 붙겠다"고 약속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여소야대' 국면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완전한 정권교체를 위한 총선승리를 다짐했다.

    후보들은 또 자신들이 더불어민주당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하거나 PK지역 현안과 관련된 공약을 내세우는 등 당심을 구애했다.

    이날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4·3 사건 발언' 논란에 대해 거듭 언급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태 후보는 "제가 어제 제주도에서 제주 4.3사건과 관련하여 팩트를 얘기했더니 민주당이 저의 당에 저의 최고위원 후보를 사퇴시키고 저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고 한다"며 "사과를 해야 할 대상은 김일성의 손자인 김정은인데 김정은 정권에는 입 한번 뻥끗 못 하면서 한국 현대사에서 김일성 책임을 얘기하면 낡은 색깔론이라고 야단치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종북 좌파들에 의해 왜곡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자유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한편, 당대표 후보자들은 이틀에 걸친 제주와 PK 지역 합동연설회를 마무리하고 오는 15일 첫 TV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이후 후보자들은 전선을 광주로 옮겨 3차 합동연설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