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존경" 안철수 과거 발언에… 김기현 "安, 설명해야"안철수, 尹과 손잡은 사진 꺼내며 "수도권 승리로 보답"8~9일 책임당원 6000명 여론조사… 10일 본경선 4인 진출
  • ▲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가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와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가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와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의 당권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비전 발표회에서 양강 구도를 이룬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서로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신영복 존경' '민주당 출신' 등 안 후보의 과거 행적을 겨냥하며 국민의힘의 정체성을 강조했고, 안 후보는 최근 대통령실과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사진을 내세우며 2024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다짐했다.

    김기현, 安 과거 행적 정조준

    국민의힘 당대표후보 6명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ASSA빌딩 방송 스튜디오에서 5분씩 자신의 비전을 발표했다. 

    '윤심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 후보는 헌법 가치와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저는 이 당, 저 당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 보수 뿌리를 지켜왔다"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과 타협하지 않겠다. 김기현만이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쟁자인 안 후보의 과거 행적을 겨냥한 공약이다. 지난해 대선국면에서 단일화를 통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안 후보의 정통성을 문제 삼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이 주축이 된 2017년 바른정당 창당 당시에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떠나지 않았고, 안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에 몸담았다가 제3지대에 머물기도 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2016년 1월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빈소를 찾아 "선생님은 정말로 맑고 선한 분이다. 주위 사람들을 모두 맑게 만드시는 분"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정말 존경 받는 지식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 김 후보는 이 같은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신영복 교수는 1960년대 통일혁명당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년간 복역한 바 있다.

    김 후보는 비전 발표회를 마친 후에도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이나 행동 중에서 우리 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본인이 그 점에 관해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문했다.

    김 후보는 아울러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원 중심 100년 초석을 마련하겠다"며 총선에서 당원이 후보를 직접 뽑는 상향식 공천과, 정기적 당원조사 등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권 재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사심 없이 당을 이끌어나가는 대표가 돼 연대·포용·탕평으로 뭉쳐 나가겠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님과 단일화" 安 윤심팔이 논란 정면돌파

    안 후보는 자신의 약점을 파고든 김 후보의 전략을 예상했다는 듯 발표자료에서부터 윤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사진을 내걸며 0.73%p 차이의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저는 지난 4·7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제 모든 것을 던졌고, 승리하면서 국민은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었다. 윤석열 대통령님과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기여했다"며 "저 안철수를 총선 압승의 도구로 써 달라.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호언했다.

    아울러 자신이 수도권(성남 분당갑)에서 당선된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수도권 탈환으로 2024년 총선에서 170석을 확보하겠다고 자신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 선출직 지도부 전원이 수도권이다. 민주당은 총선 최전선이 수도권이라는 것을 알고 이미 진용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저는 수도권 경쟁력이 확실하게 있다. 3번에 걸쳐서 서울·경기에서 선거를 치렀다"며 "청년 지지율과 수도권 지지율에서 제 경쟁자(김기현)와 비교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을 괴멸하고 반드시 170석 총선 압승을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안 후보는 비전 발표회 후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퇴론과 관련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봤느냐"며 "김기현 후보님이 사퇴하면 안 된다. 끝까지 함께 대결했으면 한다"고 맞받았다.

    책임당원 여론조사로 10일 본경선 진출자 4인 발표

    친이준석인 천하람 후보는 당헌 제8조를 개정하겠다고 내세웠다. 국민의힘 당헌 제8조는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당의 정강‧정책을 충실히 국정에 반영하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 등이 명시돼 있다.

    천 후보는 여기에 대통령이 당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불개입' 조항을 추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이 이번 전당대회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 당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인 공천에 있어 당원을 들러리 세우는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4년 총선에서 출마하는 모든 지역구, 비례대표후보들에게 PPAT(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의무화하겠다고 약속했다. PPAT는 이 전 대표의 대표 공약이다.

    황교안 후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장외투쟁 등에 나섰던 점을 들며 윤석열정부 성공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후보는 그러면서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1명,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책임당원이 직접 선출하는 '당원 주인의 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조경태 후보는 비례대표제 폐지,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등 '3폐 개혁'을 내걸며 "통합과 개혁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해 윤석열정부가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윤상현 후보는 당원 소환제를 통한 '당대표 신문고' 설치를 약속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수도권 의석 수가 거의 없는 영남당이다. 전국정당이 아니다"라며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자신이 수도권 싸움의 선봉장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비전 발표회를 마친 다음날인 8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표본으로 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오는 10일 당대표후보 4인, 최고위원후보 8인, 청년최고위원후보 4인 등 본경선 진출자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