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구시장이 왜 자꾸 중앙정치 말하나" 불만에… 홍준표 "당 상임고문이니까""윤석열정권이 무너지면 이제 희망 없어… 호불호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존망 문제"
  • ▲ 유승민 전 의원. ⓒ이종현 기자
    ▲ 유승민 전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서로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유 전 의원은 홍 시장을 겨냥해 "왜 중앙정치에 대해 자꾸 말하는지 모르겠다. 시장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고 비판하자, 홍 시장은 즉각 "틈새만 있으면 올라와서 당원과 국민들을 이간질한다"고 맞받았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진행된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을 '배신자'로 칭하고 날을 세우는 홍 시장을 정조준해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과 관련해 "홍준표 시장이야말로 박 전 대통령 탄핵문제에 대해서 수도 없이 말을 바꿨던 사람"이라며 "자기에게 유리하면 친박(친박근혜) 하고, (불리하면) 반박(반박근혜) 하며 그때마다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탄핵 당해도 싸다'고 했던 것이 홍 시장"이라며 "홍 시장이 저에게 여러 가지 진짜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해도 참고 있었는데, 언제든지 싸움을 걸어오면 싸울 자신이 있다"고 호언했다.

    유 전 의원은 또 "대구시장이 왜 중앙정치를 하나. 30년째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꼴찌에서 대구가 어떻게 벗어날지를 고민해야지, 왜 엉뚱한 데 에너지를 쏟아붓나"라며 "필요하면 남 비난하고 페북 글이나 쓰고, 대구 시정을 고민 안 하는지 잘 모르겠다. 대구시장이 그렇게 할 일 없는 자리인 줄 몰랐다"고 꼬집었다.
  • ▲ 홍준표 대구시장. ⓒ뉴데일리 DB
    ▲ 홍준표 대구시장. ⓒ뉴데일리 DB
    홍 시장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 GRDP 꼴찌를 만든 장본인이 적반하장으로 대구를 팔고 다니니 가관"이라고 질타했다.

    홍 시장은 "내가 중앙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당 상임고문이기 때문이고, 관여하는 시간은 하루 30분도 되지 않는다"며 "그 외 시간은 대구 시정만 한다"고 반박했다.

    홍 시장은 "나는 그대와 같이 그간 대구 구태들이 몰락시킨 대구를 재건하고 있다"면서 "또다시 박근혜 탄핵과 같은 보수집단의 붕괴를 막기 위해 그때처럼 준동하고 있는 잡동사니들을 제거할(하)려고 하는 것이지, 내가 당권을 쥘(쥐)려고 이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윤석열정권이 무너지면 우리나라는 이제 희망이 없기 때문에,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그건 나라의 존망 문제이기 때문에 중앙정치에 관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연탄가스처럼 틈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서 당원과 국민들을 이간질하는 그 못된 버릇은 새해가 되었으니 모두 버리고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이젠 개과천선(改過遷善)하시라"고 충고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은 오는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선거 출마 여부 및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에 대해서 스스로 묻고 확신이 들면 결심을 밝힐 것"이라며 "길게 끌지는 않겠다. 2월 초에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선거관리위원회가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다음달 2~3일 이틀간 받는 것으로 일정을 확정한 만큼, 유 전 의원은 늦어도 이달 말에는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