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자 600여 명, 우파단체 500여 명 모여… 경찰, 12개 중대 900명 순차 배치"지x하고 자빠졌네" VS "정신 차려 개x들아" 격앙된 분위기… 물리적 충돌은 없어우파단체 "법은 만인에게 평등" "혐의가 있고 죄가 있으면 달게 처벌 받아야"지지자 측 "여야가 합의해도 모자랄 판에 야당 탄압" "김건희부터 수사해라"
  • ▲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4분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소환과 관련해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13분 동안 견해를 발표했다. 

    이 대표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날 늦은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을 앞둔 10일 오전 이 대표 지지자들이 성남지청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서영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을 앞둔 10일 오전 이 대표 지지자들이 성남지청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서영준 기자
    이날 이른 아침부터 진보단체와 보수단체들은 성남지청 앞 10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맞불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각각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고 응원가를 틀어가며 열띤 장외전을 펼쳤다.

    앞서 이 대표 측 지지 단체인 민주시민촛불연대는 1000명, 이재명 지지자 연대는 500명 규모로 각각 경찰에 집회를 신고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쪽에서도 애국순찰팀 500명, 신자유연대 300명 등이 맞불집회를 예고했다.

    이날 실제로 모인 이 대표 지지자는 600여 명, 보수단체는 500여 명, 총 11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2개 중대, 900여 명을 순차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 이 대표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성남지청에 도착하자 취재진과 지지자들, 경찰들이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된 모습.ⓒ서영준 기자
    ▲ 이 대표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성남지청에 도착하자 취재진과 지지자들, 경찰들이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된 모습.ⓒ서영준 기자
    이재명 등장하자 양측 분위기 격앙… 물리적 충돌은 없어

    양측의 맞불집회는 이 대표가 도착하기로 한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극에 달했다. 지지자 측과 보수단체 측은 각각 "절대 지켜. 이재명"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 상반된 구호를 외치며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전 10시20분쯤 이 대표가 성남지청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과 유튜버, 취재진이 한 데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됐다. 성남지청 입구부터 포토라인까지는 도보로 3분 안팎의 거리였지만, 15분 넘게 지체됐다.

    경찰은 다급한 목소리로 "뒤로, 뒤로" "제발 나와 주세요"라고 외치며 현장을 통제하고자 했다. 중간에 사진기자 한 명이 넘어져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 이송되지는 않았다.

    이 대표가 검찰청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 측과 보수단체들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에게 욕을 쏘아붙이기도 했다. 지지자 측이 "윤석열 지X하고 자빠졌네" 등 구호를 외치자, 보수단체 측은 "정신 차려라. 개딸들아"라고 반격했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 ▲ 10일 오전 성남지청 앞 거리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진선우 기자
    ▲ 10일 오전 성남지청 앞 거리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진선우 기자
    "정치검찰, 도 넘은 행태" vs "고소·고발권 모두 文정부 때 일"

    이 대표 지지자로 집회에 참가한 우모(여·40) 씨는 "정치검찰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 안보위기 속에 여야가 합의를 해도 모자랄 판에 야당 대표를 소환하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정주부인 김모(여·51) 씨는 "대장동사건도 아니고 별건 수사인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에서 막무가내로 소환하는 것 자체가 야당 탄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항변했다.

    반면 보수 단체 참가자인 조남진(64) 씨는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당대표라고 해서 불체포특권으로 막연히 보호 받을 존재는 아니다"라면서 "혐의가 있다면 떳떳하게 혐의를 밝히고, 죄가 된다면 법 정의를 위해서도 처벌을 달게 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홍정식(73) 활빈당 대표는 "오늘 자신이 잘못한 것을 여기서 다 털어야 한다. 계속 면피해서는 안 된다"며 "수서양단(首鼠兩端)하지 말고 이실직고(以實直告)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사랑(50대) 씨는 "이 대표는 윤석열정권의 탄압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고소·고발 건은 모두 문재인정부 때 이뤄진 것이라 어불성설이다"라며 "우리나라는 잘못된 대통령은 촛불 들고 탄핵도 시키는 나라다. 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끌어내리는 것은 정당하고 이 대표의 부정부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 ▲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모여든 지지자들에게 조용히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모여든 지지자들에게 조용히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한편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시민구단인 성남FC 구단주를 겸하면서 2014~16년 두산건설로부터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해 줬다는(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의혹이다. 

    이처럼 2015~18년 무렵 네이버·차병원·농협·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 등의 기업에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구단인 성남FC에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것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