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는 이재명의 문제"… 친명 좌장 정성호도 '민주당 차원 대응' 반대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당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인 만큼 '내가 대응하겠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4일 YTN 보도에 따르면, 정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당과 국회의원들은 민생에 집중하고 사법 리스크는 자신이 당당하니 걱정 말라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맞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할 경우 이 같은 메시지가 담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친명계 핵심인 민주당 A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은 당이고, (사법 리스크는) 내 문제'라고 당당히 말했어야 했다. 당당하게 왜 말을 못하나"라며 "이 대표가 자꾸 회피를 하니 오히려 당내에서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아일보는 A의원을 지난 대선 전부터 이 대표와 함께한 핵심 인사로 소개했다. 이를 두고 A의원이 정 의원 아니냐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본지는 정 의원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일 이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당과 개인으로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다른 견해다.

이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사실상 '당을 향한 공격'으로 규정하자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YTN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사법적 의혹은 본인이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일 때 생겼던 문제이고, 그것은 철저하게 이 대표가 개별적으로 법률적으로 대응을 해야 할 일"이라며 "당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제가 소환 조사를 받겠다고 하는데 뭘 방탄하죠"라며 떳떳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민주당의 1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가 이 대표 방탄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기자가 '사법 리스크를 당 문제와 분리했으면 좋겠다는 견해가 있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네, 다음 질문으로 가죠"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와 비슷한 물음과 함께 이달 예정된 정확한 검찰 출석 날짜를 묻자 "그 질문은 이미 여러 차례 하셨고 이미 기존에 답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또 한 기자가 중대선거구제와 관련해 이 대표의 의견이 과거와 조금 다르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질문을 먼저 정리해 달라. 제가 뭐라고 했다가 뭐라고 바뀌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기자가 '중대선거구제 관련해서 힘을 실은 발언이 있었는데, 근래에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 아닌가 싶어서 여쭙는다'고 다시 묻자 이 대표는 "잘 모르겠다"며 "저는 다당제,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말씀 드렸고,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지금은 당내 의견수렴 중인 과정이라 제가 개인적인 의견이라도 쉽게 말씀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