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하얏트호텔 부지에 건설·분양사업 하려다가 무산"… 檢, 진술 확보'타운하우스' 지으려 한 부지, 배산임수로 알려져… 부동산업계 "서울 최고 수준 땅"대장동 의혹 터지자 '타운하우스 사업' 접어… KH "우린 김만배 씨와 무관"
  •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2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2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대장동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KH그룹과도 얽힐 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H그룹은 쌍방울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재임 당시 추진한 남북교류 행사의 공동 주최 측인 아태평화교류협회를 후원하며 대북송금을 한 의혹을 받는다. 

    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KH그룹은 2019년 12월부터 서울 남산의 특급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과 부지를 소유했는데, 김씨는 "하얏트호텔 부지에 타운하우스 건설·분양사업을 하려다가 무산됐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김씨가 타운하우스를 지으려 한 부지는 그랜드하얏트호텔 남서쪽에 '주거지역'으로 용도 지정된 8개 필지(8757㎡)다. 

    해당 부지는 호텔 전체 부지의 10% 규모로, 그간 주차장으로 이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는 한강이 위치해 있고, 뒤에는 남산이 자리하고 있어 흔히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곳을 '서울 최고 수준의 고급주택 부지'로 불렸다고 한다.

    이 사업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김씨는 2020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타운하우스 한 채를 구입한 후 내부 인테리어와 정원 조경공사 등을 통해 '모델하우스' 형태로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사업에 들어간 비용은 총 77억8000만원으로, 천화동인1호에서 인출했다"면서도 "2021년 대장동 의혹이 터지면서 타운하우스 사업계획을 접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 운중동에 모델하우스 꾸리기도… KH는 김만배 연관성 부인

    이 같은 '운중동 모델하우스'는 정영학(천화동인5호 소유주)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정영학 녹취록'에도 등장한다. 

    해당 녹취록에서는 김씨가 "그분(현직 대법관) 따님이 살아"라고 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당시 김씨는 검찰에 "그 집에 아무도 거주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중동 모델하우스'의 인테리어업자 A씨는 김씨의 과거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가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KH그룹 측은 김씨와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룹 측은 3일 "이사회가 하얏트호텔 주차장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시점은 2021년 4월이고, 김만배 씨가 아닌 다른 회사에 실제로 매각한 것은 2021년 11월"이라며 "보통 사업을 하려면 일단 부지를 사고 인허가 문제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데, 부지를 사지도 않은 상태에서 모델하우스부터 꾸렸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 한복판에 최고급 빌라를 짓는다면서, 성남에 모델하우스를 만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지난 2일 김씨의 범죄수익 260억원 은닉을 도운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 겸 쌍방울그룹 전 부회장과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김씨의 지시에 따라 대장동사업 수익을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고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방법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