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밀 경찰' 의혹… 식당 입구엔 "진심 은폐하는 추악한 세력 폭로한다" 공지인적 없이 한산… 기자 다가가자 "오면 안 돼" 막아… 종업원들 "몰라요" 되풀이
  • ▲ 중국 '비밀경찰서'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서울시 송파구 중국집. 28일 오전 전광판을 통해
    ▲ 중국 '비밀경찰서'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서울시 송파구 중국집. 28일 오전 전광판을 통해 "진실을 위한 중대 발표한다. 진심을 은폐하는 추악한 세력을 폭로한다"고 밝혔다. ⓒ안선진 기자
    중국이 반(反)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운영하는 '비밀 경찰서'의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서울의 한 중식당은 썰렁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 식당은 "이달 말 진심(진실의 오기인 듯)을 은폐하는 한중 우호 파괴세력을 폭로하겠다"는 문구를 28일 전광판에 띄워 놓은 상태다. 

    식당은 "진실을 위한 중대발표한다. 진심을 은폐하는 추악한 세력을 폭로한다"면서 "시간은 12월 말 예정, 장소는 이 식당"이라고 공지했다. 발표는 식당의 대표이자 현재 재한 중국인단체 임원인 왕해군 씨가 맡는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은 또 "부패기업이 돈으로 여론을 통제하고 한국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 한국정치를 조종하며 한중 우호를 파괴하고 있다"며 "식당 종업원들과 왕해군 가족 모두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어 경찰 보호를 간곡히 요청한다"고도 언급했다. 

    해당 메시지는 한국어와 중국어로 번갈아가며 전광판에 띄워졌다. 그러나 전광판에서 지목한 '추악한 세력'과 '부패기업'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어떤 의미인지 식당 측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식당, 점심시간에도 '한산'… 왕해군 "발표 날 말하겠다"

    이날 오전 뉴데일리가 둘러본 식당 외부 전경은 취재진 몇몇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뜸해 한기가 돌았다. 식당 변두리로 다가서자 식당 관계자로 추측되는 이들이 안에서 나와 "들어오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며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식당 정문으로 들어서자 점심시간인데도 왕씨와 식당 관계자, 그리고 종업원들만 있을 뿐 손님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급하게 식당을 빠져나가는 왕씨에게 "전광판에 적힌 메시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지만 "발표 날 말하겠다"고만 답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식당 종업원 역시 한국말로 "전광판을 봐라" "우린 모른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 ▲ 중국 '비밀경찰서'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서울시 송파구 중국집. 28일 오전 '불법영업' 관련 경고문은 철거된 상황이었다. ⓒ안선진 기자
    ▲ 중국 '비밀경찰서'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서울시 송파구 중국집. 28일 오전 '불법영업' 관련 경고문은 철거된 상황이었다. ⓒ안선진 기자
    식당 '무허가 불법영업' 의혹은 사실 아닌 것으로

    이 식당은 한강을 무단점용해 '불법영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 유선장(수상시설)이 하천점용허가 신청 갱신을 늦게 하는 과정에서 경고문이 설치됐는데, 갱신 이후에도 경고문이 늦게 철거돼 오해가 발생한 것이었다. 유선장이 식당을 운영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식당 앞에는 "해당 업체의 이용을 제한해 달라. 현재 본 유선장 및 선박에 입점한 업체는 모두 불법 점유자로서 무허가 영업 중에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설치돼 있었다. 

    이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요청에 의해 설치됐다. 지난해 12월31일부로 하천점용허가가 종료됐는데 유선장이 갱신 신청을 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28일 식당 앞에는 경고문이 철거된 상황이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식당이 운영되는 유선장은 1년 단위로 서울시와 하천점용허가 신청을 갱신하는데, 지난해 유선장이 해당 신청을 늦게 해 몇 달 동안 운영을 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나간 적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후에 다시 유선장이 갱신 신청을 해서 지금은 무허가 하천 점용이 아니다. 유선장이 경고문을 늦게 제거한 것"이라 말했다. 

    이 식당은 현재 유선장 측과 계약이 곧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종료되면 자연히 이곳에서 하는 식당 영업도 끝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