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미국 전략폭격기 등 격추 위해 개발… 소련 해체 이후 北에 넘어간 것 추정軍 "北,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미사일로 사용… 충분히 요격 가능"
  • ▲ 지난 2일 NLL 이남으로 넘어온 북한의 'SA-5' 지대공 미사일 잔해. ⓒ 이바름 기자
    ▲ 지난 2일 NLL 이남으로 넘어온 북한의 'SA-5' 지대공 미사일 잔해. ⓒ 이바름 기자
    북한이 지난 2일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스톰'(Vigilant Storm)을 비난하며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SA-5' 지대공미사일이라고 우리 군 당국이 밝혔다.

    9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6일 동해에서 인양한 '북 미사일 추정 물체'는 길이 3m, 직경 2m의 'SA-5' 지대공미사일로, 전체 길이 10m 중 후미 부분만 발견됐다. 4개의 주날개와 액체연료통, 엔진 및 노즐 등이다.

     'SA-5'는 1960년대 옛소련에서 개발한 미사일이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등을 격추하기 위해 개발됐다. 소련 해체 이후 북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대공미사일은 전투기 등을 격추하기 위해 만들어져 추적·탐지 레이더와 함께 운용된다. 'SA-5'의 교전고도는 40km 미만인데, 공중의 목표물을 맞추지 못하면 자동으로 폭발한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처럼 지대지미사일로 사용할 경우 포물선을 그리며 200~300km까지 날아갈 수 있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도 190km를 날았다.
  • ▲ 지난 2일 NLL 이남으로 넘어온 북한의 'SA-5' 지대공 미사일 잔해. ⓒ 이바름 기자
    ▲ 지난 2일 NLL 이남으로 넘어온 북한의 'SA-5' 지대공 미사일 잔해. ⓒ 이바름 기자
    군 당국은 북한이 지대공미사일을 본래 용도와 달리 지대지미사일로 사용한 것은 '명백한 도발의 의미'라고 지적했다. 공중으로 쏘는 지대공미사일과 달리, 지상에서 남쪽 방향으로 기울여 발사했다는 의미다.

    다만, 군 당국은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미사일로 활용하면 정확도가 많이 낮고 활용 가치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 유형이기 때문에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남쪽으로 숙여서 쏜 것이며, 도발"이라며 "우리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9·19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강력규탄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일 오전 8시51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 이 중 1발이 NLL 이남 26km, 속초 동방 57km, 울릉도 서북방 167km 해역에 떨어졌다.

    우리 군은 해군 구조함인 광양함(3500t급)을 동해에 급파해 미사일 잔해 수거작업에 들어가 지난 6일 인양에 성공했다.